안녕하십니까. 서울혁신교육학부모네트워크 공동대표 전은영입니다.
모두 같은 문제의 시험을 보고 일렬로 줄을 세우는 것을 공정이라고 이야기 하는 시대, 부모가 어떤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가졌는가에 따라 출발선이 확연히 달라지는 시대입니다.
토론교육이 중요하다면서도 대학서열과 입시라는 블랙홀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 서울교육은 ‘살아남기 위한 경쟁교육’에서 ‘서로 함께 살기 위한 상생교육’이 되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애써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서울시의회는 학생인권조례, 생태전환교육 조례 폐지를 시도하며 시대를 역행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와 아이들에게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입니다.
‘생태전환교육 조례’를 폐지하고 ‘환경교육 조례’를 제정하면서, 기후위기 대응 교육을 하는 것처럼 눈속임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시의회가 제정한 환경교육 조례 내용 중, 학교교육 지원 내용을 보면,,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배출을 위한 환경 조성 및 홍보, 1회용품 사용 억제를 위한 홍보와 대체재 용 등에 관한 사항‘ 이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40년도 더 된 내용입니다. 물론 현재에 불필요한 내용이라는 것이 아니라 관점의 문제입니다.
인간중심, 자본중심의 관점에서 공존과 모든 생명 중심의 삶으로 전환해 나가야 합니다.

923 기후정의 행진 구호가 ‘위기를 넘는 우리의 힘’ 인데요. 위기를 ‘함께’ 넘는 우리가 되기 위해 작지만 희망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서울에서는 생태전환교육 조례를 기반에 두고, 생태전환교육 시범학교가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생태전환교육을 구현할 수 있는 전문교사도 많지 않은 상황인데 우리나라에서 가능한 일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저는 희망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과목교사들의 협업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해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과학 시간에 [탄소 원자의 과학적 개념], 수학시간에 [탄소발자국과 방정식, 함수], 사회시간에 [다양한 기후에서의 기후 변화, 탄소 절감 방법 및 실천, 온실가스 저감], 가정시간에 [건강과 환경을 고려한 식품 선택과 보관, 식품 이동거리, 로컬 푸드], 국어 시간에 [관련 독서와 설명문 쓰기], 역사시간에 [한지의 역사와 만들기], 급식에서는 [주1회 채식 식단표 만들기], 동아리는 [이면지로 노트 만들기(방과후), 재생에너지 체험을 마을의 사회적협동조합과 연계] 하는 일들을 특정 기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기를 맞춥니다.
과목마다의 진도를 조금 조정하여 주제 집중 수업을 구현하고 있고, 우리나라 공교육이 해야 할 성취기준과 진도는 차질 없이 완수합니다.
이렇게 앎과 삶이 동떨어지지 않도록 실천까지 이어가고 있는 학교가 현재에도 있습니다.

일회성 체험 위주의 환경교육이 아닌 생각, 행동의 총체적 변화를 추구하기 위한 일상의 경험이 이어져야 합니다. 아직은 소수이고, 건축물을 다시 구성해야 하는 등 다음 숙제가 있지만 이런 씨앗이 여기서 좌초되어서는 안 됩니다.


현재 서울교육청에서는 급식재료 기준에 생태전환 관점을 녹여내며 조금씩 기준을 향상하고 있습니다. 로컬푸드 중심의 친환경 농산물을 이용하고 탄소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급식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non-GMO급식 실천도 시작이 되었으나 예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장에서의 어려움을 잘 보완하면서 더욱 확대하기를 바랍니다.

국가의 예산 편성을 보면 그 나라의 관점을 볼 수 있습니다. 유초중고 교육예산을 유래 없이 축소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데, 이는 한 나라의 미래와 어린 존재들을 어떻게 대하는지의 국가적 수준을 보여주는 일입니다. 이렇게 철학도 사유도 없는 기계적 자본 논리는 곧 다음 약한 곳으로 향하게 됩니다. 사회적 약자, 동식물, 생태계를 어떻게 대할지를 예측할 수 있는 것입니다.
생존을 위협받는 기후위기 시대에 생태적 삶으로의 전환이 구현되는 교육으로, 민주시민으로, 생태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이 되기를 바라고 그 길 위에 여러 시민들과 열을 맞춰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IMG_20230921_113914_79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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