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엔 차벽쇼, 소성리엔 물차쇼> 

   *7월6일(화) 올들어 19번째 군사작전 저지투쟁

 

 오늘 새벽 서늘한 기운과 간간이 흩뿌리는 비를 뚫고 소성리에 들어서는데 경찰버스 30여 대가 줄줄이 사탕처럼 줄지어 들어가는 게 아닌가.  늘 겪는 현실이지만 새삼 분노가 치밀었고 소름이 끼쳤다.  불법으로 배치된 사드가 아니라면 이 아름답고 평화롭기만한 작은 마을에 경찰과 군인 나부랭이가 꾸역꾸역 기어들어올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없었다. 

 

장마철에 접어든 오늘은 비가 많이 오기로 되어있어서 혹시나 경찰들이 침탈작전을 취소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며 온 터라 절망감이 더 컸다. 외부의 지원세력이 거의 없는 오늘은 20~30명의 주민과 몇몇 지킴이들이 전부임에도 천명에 가까운 경찰들이 마을 전체를 점거해 더 어이가 없었다. 주민수보다 더 많은 30대가 넘는 경찰버스가 들어왔다고 우스개 소리를 하는 이도 있었다. 

 

정수태 목사님이 주관하는 기독교 평화기도회를 마치고 이종희 대책위 위원장님이 사이다 발언을 했다. 

 

 "그저께는 50년전  7.4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된 날입니다. 제가 중3학년때인데요. 서슬퍼런 군부독재때 자주, 평화통일, 민족 공동번영이라는 키워드로 남북 공동성명이 발표되길래 아~ 그럼 통일이 되는가 보다 생각해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보수(수구)의 원조인 박정희 당시 대통령조차도 민족과 자주 통일에 대해 3원칙을 발표했었죠. 지금 한나라당(국민의힘) 야들은 민족 얘기만 하면 뒤질라(죽을라) 합니다. 통일 얘기만 하면 또 오줌을 쌉니다. 정말 아이러니하고도 웃기는 작자들이죠. 

 

저는 최근에 국민의힘 대변인에 청년 두 명이 들어갔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왜 민족과 자주와는 거리가 먼 그 보수 정당의 대변인에 20대 청년이 들어갔나?'라는 질문을 해 봤습니다. 마카(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를 잘도 말아드셨기에, 이름하여 

586 정치인들이 얼마나 아마추어처럼  그들만의 리그를 했고 그들만의 공정을 얘기했길래 20대인 저 진취적인 친구들이 아무리 취업이 안 된다손 치더라도 어디 갈 데가  없어서 보수 정당의 대변인으로 지원했을까 생각했어요. 깨어나야지, 진정으로 깨어나야 하건만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습니다. 

 

급기야 지난 토요일에 민주노총이 우리 노동자들의 기본권익을 위해서 집회를 신청했건만 경찰 차벽으로 여의도를 틀어 막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회원인을 자기가 제공해놓고 방역을 빌미로 안전 운운하면서 헌법상 보장된 집회에 대해서 '엄중하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현실인식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문대통령이 우리의 진보, 우리의 집회들을 막아버렸습니다. 대선주자들은 그들대로 사드 때문에 고통 겪는 소성리 주민에 대해선 관심도 안 가지고 표를 구걸하는 일만 하고 있습니다. 용서할 수 없습니다. 헌법에 보장된 집회결사의 자유는 온데 간데 없고 코로나19를 얘기하면서 경찰에겐 코로나 바이러스가 걸리지 않는 것처럼 얘기하는 이 참담함을 이 위원장은 느꼈습니다.  

 

현실인식이 없는 청와대는 누구의 청와대입니까? 우리 민족은 옛날부터 권선징악이 미덕이었습니다.  선한 이 민족앞에 미국이라는 기생충이 우리 사회 곳곳에 퍼져있고 언론도 미국의 품안에 있습니다. 보통 일이 아닙니다. 코로나 시국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아픔보다 체념하고 포기하고 심지어 '이미 들어와있는 사드 우짜라꼬' 라는 자조적인 소리가 사회에 만연되지 않도록 지치지 않고 꿋꿋하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싸워 소성리를 지구상에서 가장 존중받고 멋진 평화의 마을로 만듭시다. 

 

미군이 점령군이라고 하니까 윤석열 같은 대권주자들이 개떼같이 나서서 난리를 피우지만 역사는 해석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미군이 점령군인 거 맞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외연을 확장하고 열심히 사드투쟁을 하여 소성리를 외면하고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투쟁!!" 

 

 사드반대김천대책위 박태정 위원장님의 발언이 이어졌다.

 

 "경찰이 아니라 경찰 할아버지가 와도 우리는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것입니다. 사드를 소성리에서 뽑아내야지만 이 나라 평화 뿐만 아니라 인류의 평화가 유지됩니다. 경찰 여러분들 집으로 돌아가십시오.  어디 할 일이 없어서 우리 주권을 찾는데 방해를 합니까? 이종희 위원장님 말씀처럼 미국놈들은 점령군입니다.우리를 도와주려고 온 사람이 아니라요. 천하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을 한마디 했다고 어떤 놈은 난리가 났더라고. 미군이 있을수록 이 땅에 전쟁이 있을 뿐이지 절대로 득되는 건 없습니다. 사드가는 날까지 이 자리를 꼭 지킬 것입니다. 미국놈은 폭삭 망해라." 

 

박 위원장 발언에 이어 강형구 장로님이 발언을 하고 있을때 경찰이 주민과 평화지킴이들을 끌어내기 시작했다. 비도 오고 땅이 젖어 있어 땅바닥에 드러눕지 못하고 의자에 앉아있다 보니 더 쉽게 들려져 나왔다. 그 과정에 경찰들은 저항하는 지킴이들의 팔과 다리를 꼬집고 꺾고 비틀고 제압하는 잔인한 폭력은 오늘도 예외없이 일어났다. 오늘은 경찰들이 수상쩍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진술을 거부할 권리가 있고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습니다. 어쩌고 저쩌고 ... "  

 

나를 폭력으로 끌어내 도로밖으로 패대기친 여경이 내게 이렇게 지껄이는게 아닌가. 여경들이 나를 '범죄자' 취급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면 '미란다 원칙' 고지를 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생각을 하자 너무 당황스럽고 화가 나 저들에게 주먹을 휘두르며 저항했지만 채증을 당하고 있었다. 물론 동작이 빠른 여경들을 한 대도 때리지 못했다. 다른 지킴이도 나처럼 '미란다 원칙' 고지를 들었다. 이런 기이한 행동은 인권을 소중히 여기는 경찰이라는 이미지 관리를 하고 있거나 지킴이들 분노를 폭발시켜 과격한 행동을 유도해 찍어내기를 하려는 의도로 보여졌다. 불법미제사드를 반대하고 평화를 열망하는  우리가 범죄자가 아니라 미제 꼭두각시 노릇하는 문재인 정부와 국방부, 경찰들이  범법자들인 건 천하가 다 안다. 

 

오늘도 천명이나 되는 경찰병력이 쳐들어와 얼마 안되는 주민과 지킴이들을 고착시켜 놓고 맨 먼저 들어간 거라곤  물차 3대와 쓰레기차 4대였다. 물론 그 뒤에 사방이 밀폐된 정체불명의 차량과 공사장비가 들어가 임시사드 건조물을 영구배치하려는 수작임에 분명하지만 미군들이 붕어새끼도 아니고 1주일에 두번씩 침탈할 때마다 물차가 저리 많이 들어가는 것은 국민들 눈을 속이는 행위로 보였다. 저들에게 중요한 사드기지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물차와 똥차를 대거 출입시켜 언론과 국민에게 장병들에게 필요한 생필품을 막고있는 소성리 주민들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쇼를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십시일반 밥묵차의 유희샘과 기수샘, 기아차 해고자 박미희 동지, 평학 조이희 사무처장 등 여러 동지들이 밥연대를 와서 감동적인 만남을 가졌다. 모두들 어젯밤 억수같이 쏟아지는 장마비를 뚫고 늦은 밤, 혹은 새벽에 도착했다. 유희샘은 연대자들이 많이 모이리라 예상해서 100명~150명분의 음식을 준비했지만 참여자가 적어서 아쉬워하셨다. 목요일까지 소성리에 머무르면서 주민과 지킴이들의 일용할 양식을 책임지겠다고 하여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아침 먹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해가 쨍쨍하고 맑았다. 하늘도 우리편이라고 어느 지킴이가 말했다.FB_IMG_162557722673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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