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우리농업은 도시민이 먼저 지켜야한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라는 말처럼,《쌀》은 국민생존의 필수기반에서 우리농업의 근간임은 물론 민족정체성까지 규정하는 농업생산물이다.
2009년 현재 우리농업현황보고에 따르면, 농지훼손과 형질변경 등으로 쌀 생산량과 논밭의 재배면적이 해마다 1만 ha이상 줄어들고 있다. 그런 가운데 MB정부출범이후 무차별 개발정책에 기인하여 급격히 감소했다. 이후 4대강, 대운하 같은 국토분할프로젝트가 본격화 되고나면 우리자연교과서에서 논, 밭에 대한 이야기가 사라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여기에 국제협상 등으로 외국에서 강제 도입해야하는 쌀이 매년 수만 톤 씩 증가되고 있다(일명 MMA,최소시장접근 의무수입량: 95년 국내쌀 생산량의 1%→2014년까지 8%로 증가). 설상가상으로, 국민 쌀 소비량이 점차 감소함에 따라 쌀 재고물량은 정부조정능력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고 넘쳐 나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동안 민간차원에서 시행하던 대북지원 쌀 방출을 불허하였으며, 지난 2005년 WTO쌀 수입개방시점부터는 농가보호를 위해 실시하던 추곡수매를 전면폐지하고 전 국민이 두 달 정도 소비할 물량만을 매입하는 공공비축미제도를 도입하였다. 이후로, 그 물량마저 매년 3만 톤 이상씩 지속적으로 감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농민수탈의 대명사인 농협은 창고를 개방하여 재고 쌀을 대량 방출 하여 쌀값을 폭락시켜 가뜩이나 피폐한 쌀 농가의 소득규모마저 축소해버렸다. 뿐만 아니라 날로 고령화되는 사회구조에서 우리농촌은 10년 뒤를 설계할 수 없을 정도다. 또한, 정부는 현재 농업기반인 땅마저 기업이 가질 수 있도록 하며 소위 ‘농업선진화’라는 미명으로 농업과 시장을 기업 손에 맡기려한다.

350만 농민을 향후 인구 2%로 구조 조정하기위해 의도적으로 구성한 농업선진화위원회는 ‘글로벌 세계경제에 대응하는 농업’을 전제하면서 기업중심 농정에 몰입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각종나라와의 FTA를 체결하여 가뜩이나 경쟁력 없는 농업을 열강에 내주는 수순을 밟고 있다.

《쌀》로 대변되는 우리농업이 붕괴되는 일은 시간문제다. 앞으로 우리밥상에 오르는 밥쌀은 전부 수입된 쌀일 수밖에 없는 시기가 조만간 도래할 것이다. 안전한 밥상을 원하는 일은 이제 물 건너 간 꼴이 된다.

우리 모두가 주지하듯, 농업은 그 자체로 생산되는 농산물이 갖는 경제 가치에 수 십 곱인 사회적 가치(다원적 기능)가 있다.
수자원함양․홍수조절․대기정화․수질정화․토양보전․대기온도조절․조류 등의 서식지 제공 및 생물다양성보존․생태계유지 같은 환경보전 기능은 물론, 농촌지역의 고용을 촉진하여 일자리제공 등 농촌사회에 활력과 지역경제를 안정적으로 유지·발전시키고 녹지자연경관 및 휴양·레저공간제공은 물론 영농체험 등을 통한 다양한 교육과 체험학습터전을 제공하고 고유의 전통문화를 보존․계승,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글로벌시대에 수입개방 압력에 대응할 국가 경쟁력유지와 안보 및 식량문제해결․식품안전체계정비․식량주권수호․지속 가능한 사회는 물론 사회 안정의 효과를 감안하면 우리농업이 제공하는 사회․경제적 가치는 가히 천문학적이다. 최근 지구온난화문제에 대한 연구결과 농촌지역은 이상기후변화에 대한 완충력이 있으며 농업은 별다른 투자 없이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대기 중의 탄소를 식물체에 고정시키므로(Carbon Sequestration), 온실가스(CO2)저감의 유용한 분야로서 전략적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CO2저감기능은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중요한 자원으로 경제성장의 기반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농업은 말 그대로 생명산업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우리와 우리자녀들의 지속가능한 삶과 삶의 질 확보에 대한 요구에서 우리농업 특히 《쌀》산업붕괴를 적극적으로 막아야 한다. 우리들의 안전한 밥상과 지속가능한 생명환경을 정부나 기업이 지켜줄리 만무하다. 그래서 전 국민은 한목소리를 내야한다. 죽어가는 우리농업과 농민의 시름을 간과하면 결국 우리 모두는 비싼값을 치르며 주검으로 치닫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에 농민연합소속 13개 단체와 학부모, 사회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서로 머리를 맞대고 《쌀》산업을 유지 발전시키며 제대로 된 농정의 내용과 방향을 설정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호 협력하며 우리 스스로 안전한 밥상을 지켜내는 아름다운 대한민국사회를 만들기를 희망한다. 안전한 먹을거리의 안정적 공급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식량주권과 정부전량수매로 학교무상급식전면실시, 쌀 대북지원재개와 같은 사업수행을 통한 당면과제해소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향후 지속적이며 긴밀한 연대체계에서 생명산업인 농업발전을 도모할 수 있기 바란다.

 

11월 17일, 농민의날에 부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