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사람잡는 경쟁교육, 실패한 일제고사.

바꾸자! 사람존중 협력교육, 표집평가로.

“학습부진아 진단과 지원”. 이것이 작년에 모든 학생과 교사에게 혹독하리만치 강요되었던 일제고사의 근거다. 시행 1년이 되어가는 지금, 이 시험이 얼마만큼 그 목적에 걸맞는 결과를 생산하고 있는지 교과부와 교육청은 똑똑히 확인해 보라.

일단 현장 목소리나 언론보도 어디에도 일제고사 부작용과 원성만 즐비하지, 긍정적 반응이 없다. 정부가 구상했던 부진아 지원방법이란 게 기껏 점수 상향조작, 응시기회 박탈, 방학 뺏기 따위였던가? 게다가 때 아닌 초등학교의 야간 자율학습, 문제풀이 0교시 보충수업, 일제고사의 중간고사 대체, 일각에서는 교원인사에까지 반영한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이 난리법석이 모두 일제고사 앞줄서기를 위한 학사파행임은 누가 봐도 자명하건만, 교육당국은 줄 세우기가 그 목적이 아니라고 끝까지 잡아떼니, 목표와는 전혀 다른 결과만 야기한 일제고사는 즉시 폐기하고, 엉뚱한 정책으로 혈세낭비와 혼란을 야기한 책임자는 문책하는 게 맞다.

그러나 교육당국의 반응은 영 모순적이다. 응시자율권 부여는 “혼란을 부추기는 자의적 판단”이라며 격노하더니, 일제고사 시행지침을 명백히 위반한 위 사례들은 “학교 자율판단”운운하며 오히려 편법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부작용을 경고하며 일제고사를 비판한 선생님들은 거리로 쫓아냈지만, 성적조작으로 진짜 부작용을 일으킨 이들은 모두 학교로 돌려보냈다. 부진아는 진단과 지원을 받은 것이 아니라, 색출되어 낙인찍히고, 다시는 집단을 망신시키지 못하도록 들들 볶였다.

학습부진아에게 필요한 것은 학습두려움을 치유하는 세심한 소통과 포용이지, 두려움을 배가시키는 고부담시험과 노출은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을 교육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진짜로 교육당국이 학습부진아에게 관심이 있었다면 이런 식의 전수평가가 아니라, 부진아를 위한 교육과정 계발 및 지도인력 충원, 시설 및 교구 제공을 했어야 아귀가 맞는다. 일제고사 강행에 쏟아 부은 돈과 열성의 반만 투자했어도, 상당수의 아이들이 학습부진을 이미 극복했을 것이다. 처음부터 일제고사는, 내세우고 있는 시행목적과는 전혀 무관한 지침들이 정책 진행에 전권을 행사해왔고, 겉보기에는 분명히 실패했는데, 교육당국 내부에서는 더 실패하지 못해 안달인 수상쩍은 정책이다.

교육당국은 이제 그만 거짓말을 멈추고, 일제고사의 본래 의도를 밝힌 후 교육주체들로부터 당당하게 선택 받으라. 한날한시 똑같은 시험문제를 풀게 하고 결과를 공개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모든 학교를 한 줄 서기 경쟁장으로 탈바꿈 시키는 것. 학생-학부모-교사가 줄 서기 경쟁에 정신이 팔린 사이, 입시경쟁과 사교육의존을 더욱 강화하고 교육본연의 성찰기능을 말살하는 것. 모든 책임을 각 개별 단위의 능력 낙오로 낙인찍음으로써 국가는 가만히 앉아 교육을 지배하는 것. 이것이 일제고사의 본래 목적이라고 밝히고, 지금 현장의 파행들이 그 목적에 부합하기에 흐뭇하여 제지하지 않노라고 해명하면 된다. 그러고도 전체의 일제고사 응시를 선택받을 자신이 있는 게 아니라면, 학업성취도 평가는 그 시행법령에 따라 표집평가로 돌아가는 게 순리다. 이제라도 교육당국이 순리를 따른다면 전교조 서울지부는 성취도 평가에 협력할 의사가 있다.

우리는, 공교육을 파탄내는 저들의 경쟁선동과 강요에 힘없이 주저앉고 마는 교육현장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삭발을 결의했다. 입시교육은 어느새 중등교육으로까지 분화 발전하여 초등학교수업까지 파행화하고 가계는 거덜 내고 있다. 국제중과 자사고로 부자 엘리트의 분리교육 시대를 열었고, 일제고사와 학교 선택제는 학생-학교-지역의 서열화를 예정하고 있다. 사교육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았음은 두 말할 나위 없다. 다음 순서는 무엇이란 말인가? 종국에는 교육의 시장 종속과 정권의 교육 사유화가 동시 완성되는 그 순간까지 경쟁교육은 지칠 줄 모르고 생산될 것이다.

막아야 한다. 저들이 즐겨 쓰는 바대로 교육경쟁력이야말로 우리나라의 근간이므로, 교육의 공공성과 독립성은 필사적으로 지켜내야 한다. 우리는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사람을 존중하고 협력하며, 사회를 고민하고 더불어 발전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래왔다. 입시에 짓눌려 망가진 지 이미 오래인 교육이라 해서, 부자정권의 횡포가 가혹하다 해서, 그 희망을 놓아버리고 나만 잘살기 위한 사이비교육행렬에 모두가 가담해버린다면 앞으로의 교단생활을 무엇을 낙 삼아 견딜 수 있겠는가.

서울지부는 오늘, 책임 있는 활동가들의 삭발을 통해 탄압에 굴하지 않는 조합원들의 의지를 현장에 알리고, 10월 일제고사 및 미친 경쟁교육에 결사항전을 선포한다. 자기 살을 깎는 지금투쟁의 힘겨움이 우리의 교육희망을 실현하는 신명으로 변모해갈 밑거름임을 굳게 믿고 있기에, 끈질기게 희망을 붙잡고 모두 함께 가겠다.

2009년 9월 21일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시민모임 / 전교조 서울지부

[교육주체 향후 투쟁 계획]

■ 청소년

일제고사 반대 청소년모임 ‘세이노’ 활동 계획

10월 일제고사에 대하여 청소년모임 ‘세이노(Say No)’는 총 3가지 집중적인 행동을 통해 청소년들의 일제고사 반대의 움직임을 드러내고자 하며, 그 구체적 행동은 다음과 같음

1. 150개 학교 홍보전

- 일제고사의 부당성과 그에 반대하는 행동을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그전부터 일제고사 관련 학교 앞 홍보를 진행해 왔음

- 이번에도 학교 앞 홍보전을 진행하되, 구체적인 목표대상을 가지고 홍보할 계획임. 총 150개의 학교를 방문해서 학생들과 만날 예정. 전단지와 뺏지 등의 갖가지 톡톡 튀는 아이템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일제고사의 부당성에 대해 더욱더 인식시킬 수 있도록 할 것임.

- 특히 찾아갔던 지역의 스케치, 그리고 매일, 학교를 찾아간 현황에 대해서는 온라인 공간을 통해 더욱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함. 카페 혹은 블로그를 통해 알려낼 것임.

2. 오답 선언 행동

- 올해 3월, 세이노 모임은 학생들이 학교현장에서 시험거부의 의미에서 오답을 제출할 수 있도록 홍보 및 조직을 하고, 선언을 모아냈음.

- 이번 10월 일제고사에서도 오답선언행동을 진행할 것임. 특히, 시험 전체를 틀리는 오답제출뿐 아니라 (중간고사 성적 반영, 내신반영 등의) 부담이 있는 학생들은 영역별 시험 마지막 문제에만 무응답을 할 수 있도록 해서 참여의 폭을 넓힐 예정임.

- 3월과 다르게 구체적인 선언으로 모아내는 작업은 하지 않고, 이후에 설문조사,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오답선언에 참여한 사람들의 규모를 파악하고자 함.

3. 체험학습/등교거부 행동

- 이번에도 체험학습 및 등교거부 행동을 진행할 예정

- 학생들의 상황과 선택에 따라서 체험학습신청서를 내고 시험 당일 날 학교에 가지 않거나 혹은 자신의 강력한 정치적 의지를 나타내기 위해서 체험학습을 내지 않고 등교거부를 하는 등의 행동들을 조직할 예정임.

- 체험학습/등교거부 행동을 한 학생들은 대학로에서 진행되는 갖가지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이고, 세이노는 학생들과 함께 공동작품제작 등의 문화적 행동이나 학교현장에서 징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인권교육 등을 진행할 것임.

- 이후, 체험학습/등교거부를 한 학생들의 불이익을 막고자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단위 학교와 교육청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할 예정임.

■ 학부모

10월 일제고사에 대한 학부모단체의 투쟁 계획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1. 왜 일제고사를 반대하는가?

일제고사는 1)기초학력 진단, 학업성취도 평가라는 애초의 취지가 모든 학생들을 대상을 실시하는 방식을 취함으로 인해 애초 취지와 무관하게 변질되었고, 2) 학생과 학부모의 의사와 무관하게 치루어진다는 점에서 학생 학부모의 교육권을 침해하고, 3) 서열화된 대학을 중심으로 고교 입시에서 초중고교 전 과정에서 성적순 줄 세우기가 만연하는 경쟁과 대립의 격화라는 결과를 낳았고, 4) 성적공개의 결과 초등까지 방중 보충수업을 통한 시험대비 문제풀이와 암기중심의 주입식 교육이 강화되어 창의적 교육의 내용이나 교사의 평가권이 무력화되고 있으며, 5) 일제고사의 결과인 성적이 공개되면서 학생, 학교의 서열화 및 교사 통제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폐해를 낳고 있다.

2. 10월 일제고사 중단을 촉구하며

 1) 일제고사 당일 시험을 거부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일제고사 이전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 선택권 보장을 위하여 교육당국을 상대로 한 싸움을 전개하고, 일제고사 거부 체험학습 실시 이후 체험학습을 선택한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교육권 보장을 위한 싸움 역시 전국적으로 전개할 것이다.

 2) 이를 위해 지역별 일제고사 대응 모임을 일상적인 모임으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지역 내 이명박정부의 반교육적, 시장화 정책에 맞서는 모임을 구성할 것이다.

 3. 구체적 계획

 - 9월 중순까지 지역별 ‘신자유주의 반대 교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지역 대책위’ 구성

- 9월말 대책위 차원에서 일제고사 거부 학교 앞 1인 시위 및 시도교육청 앞 기자회견을 통한 입장 표명, 학생 학부모 자기결정권 촉구를 위한 시도 교육청 방문 및 교섭

- 10월 7일까지 체험학습 신청서 각 학교별 제출

- 10월 12일까지 체험학습 신청자 접수

- 10월말까지 체험학습 인정을 위한 시도 교육청 방문 및 교섭

- 그 외 : 일제고사 관련 유인물 제작․배포, 일제고사 반대 의견 각 학교 누리집 올리기, 체험학습 홍보물 제작․배포, 기자회견 및 인터뷰 등 전국에서 능동적으로 전개하기 등

■ 교사

 전교조 서울지부 일제고사 및 경쟁교육 중단 투쟁 계획

1. 일제고사 및 경쟁교육 중단 촉구 및 투쟁 선포 기자회견

① 일시 : 9월 21일(월) 17:00

② 장소 : 서울시교육청 앞

③ 방식 : 지부집행위원 삭발식 중심

2. 일제고사 및 경쟁교육 중단 교사청원서명

① 기간 : 9월 18(금)～10월 7일(수)

② 대상 : 전체 교사를 대상으로 서명을 받아 서울지부 팩스로 전송(523-1409)

③ 방식

- 10월 8일(목) 16:00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 공개 및 지부 홈페이지를 통한 공개(청원교사 성명만 공개)

- 기자회견 후 지회장을 대표단으로 청원서명을 교육청에 전달

3. 교원평가 중단 촉구 서명

① 기간 : 9월 18(금)～10월 7일(수)

② 대상 : 전체 교사를 대상으로 서명을 받아 서울지부 팩스로 전송(523-1409)

③ 서명 활용 : 서명결과 언론 보도 및 국정감사 시 국회 제출, 교과부 압박

4. 일제고사 반대 릴레이 1인 시위 및 선전전

① 기간 : 9월 21일～10월 12일

② 방식

- 지회별 1～2개 지역 선정하여 진행

- 9. 30(수), 10. 7(수) 서울지역 동시 집중선전의 날(지역 연대단체와 함께)

5. 일제고사 및 경쟁교육의 부당성을 알리는 담임 편지 및 13-14일 체험학습 및 서울시민한마당 안내 선전지 발송

① 기간 : 9월 21일～10월 7일

② 방식 : 담임교사는 편지 또는 선전지를 학생들을 통하여 발송하고, 비담임은 훈화 및 계기수업 등을 통하여 체험학습을 안내

6. 내 자녀 체험학습 및 시민한마당 참가 조직

- 자녀와 함께 가족 체험학습으로 서울시민한마당 참가

7. 일제고사 및 경쟁교육 반대 분회 농성

① 기간 : 10. 5(월) ∼ 10. 12(월) 분회별 1회 이상

② 방식 : 17:00 ∼ 22:00 분회총회, 연수, 토론회 형식(자발적 불퇴근 포함)

8. MB 교육정책 심판 교육주체 결의대회

① 일시 : 10월 10일(토) 오후 2시

② 장소 : 서울역 광장

9. 일제고사 및 경쟁교육 중단을 위한 체험학습 및 서울시민한마당

◉ 체험학습 안내

누 가 : 일제고사가 없어지길 바라는 학생, 학부모, 시민들 누구나

참가비 : 무료(학부모,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금은 환영)

기 한 : ～ 10월 8일(목)까지

신 청 : 일제고사를반대하는 시민모임 http://happyedu.jinbo.net/ 02-6326-4964

(일제고사 폐지 및 경쟁교육 중단 촉구 삭발식 참가자 명단)

⁍ 전교조서울지부 지부장 변성호

⁍ 전교조서울지부 중등동부지회장 김재석

⁍ 전교조서울지부 중등중서부지회장 진영효

⁍ 전교조서울지부 중등강남지회장 양재철

⁍ 전교조서울지부 초등동부지회장 유상준

⁍ 전교조서울지부 초등중성북지회장 김한민

⁍ 전교조서울지부 부지부장 송용운

⁍ 전교조서울지부 부지부장 이을재

⁍ 전교조서울지부 부지부장 김용섭

⁍ 전교조서울지부 참교육실장 송재혁

⁍ 전교조서울지부 정책실장 황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