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사교육감․강남교육감 공정택씨 퇴진을

경쟁만능․특권교육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로 삼아야한다

공정택 현 서울시교육감의 불법선거운동에 대하여 최고심인 대법원에서도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로서 공정택교육감의 사퇴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공정택씨가 교육감으로 있던 지난 5년은 시장만능, 경쟁만능, 사교육 중심의 특권교육이 판을 쳤기에, 공정택씨를 서울교육 황폐화의 주범이라 불러도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닐 것이다.

가만히 되돌아보면 지난 2005년, 공정택씨 취임 제 일성(一聲)은, 진단평가라는 미명의 ‘일제고사’ 실시였으며, 학력신장․세계1등 교육 운운하는 한 줄 세우기 교육이었다. 초등학교에 다시 순위매겨진 성적표가 부활하였고, 사교육 천국의 새 장이 열렸다. 이른바 사(私)교육감의 탄생이다.

공정택씨에 의한 서울교육의 또다른 최대특징은 특권교육의 노골화이다. 지난 해 불법선거운동으로 재선된 교육감 취임 제 일성(一聲)은 귀족학교의 단초를 연 국제중학교의 설립이었다. 국민의 70~80% 정도가 반대한 국제중학교는, 병원입원 중 새벽에 일일이 교육위원들을 만나 설득(?)하는 그의 노력과 추진력으로 결국 강행되었다. 단 450명을 위해 270억원을 쏟아 부은 국제고등학교나, 귀족학교라 불리는 자율형사립고 전국 최다 설립 등도 특권교육 전면화와 맥을 같이한다. 여기에 화룡점정은 그의 최대 공약인 학교선택제를 통한 완전한 평준화 해체, 학교서열화이다. 그러나 특권층을 위한 강남교육감으로서의 세심한 배려와 정책은, 중식지원비 삭감 등 저소득층에게 돌아가야 할 최소한의 교육적 의무를 저버린 속에서 강행된 것들이었다.

공정택씨의 서울교육의 또다른 특징은 부패와 징계권․인사권 남용에 있다. 그가 교육감으로 있는 동안 서울시교육청은 3년 연속 기관청렴도 꼴찌라는 오명 속에 살았으며, 교육청 고위 관료에 대한 편파 인사, 사학재단에 대한 솜방망이 감사, 비리 학교장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교사들에 대한 징계권 남용은 도를 지나쳐 일제고사때 학생․학부모에게 자기결정권을 부여한 교사들에 대한 무더기 해직을 포함한 수백명에 대한 주의․경고 등 징계 사태를 낳았다. 2008년 수십명의 전교조 교사들에 대하여 강제 전보를 시도한 것이나,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통일교사들의 복직을 기피한 일, 사학민주화 관련 동일재단이나 양천고에서의 양심교사 해직 등도 모두 공정택씨가 자행한 일들이었다.

지난 5년간 공정택씨가 수장으로 있던 서울교육은 이렇듯 절망의 교육이었다. 오죽하면 학교현장에서는 공정택씨만 아니라면 된다는 소리가 나오겠는가? 그러나 공정택씨의 경쟁만능․특권교육은 비단 서울의 문제만이 아님은 명확하다. 노무현정권과도 코드 맞추기 어려웠을 법한 정책의 남용은 이명박정부 들어 날개를 달고 있다. 국제중 설립 때는 청와대까지 나서 공정택씨에게 힘을 실어 주었고 전국적으로 강행된 일제고사에 대하여 교사대량해직은 윗분의 마음을 살피지 않고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자율형사립고는 이명박대통령의 정치공약이었고 공정택씨는 리틀이명박으로 불리며 현 정부의 교육정책의 선두주자를 자처해왔던 것뿐이다.

이제 이러한 오욕의 서울교육은 공정택씨의 퇴진과 함께 사라져야한다. 공정택씨가 사설학원과 유착하고 관권을 동원한 온갖 불법선거를 통하여 당선되었던 것은 사교육 천국, 불법․부패가 들어 먹히는 서울교육의 고질적인 반민주적, 반교육적, 관료구조에 기인하기에, 그의 퇴진은 개인 공정택의 물러남이 결코 아니다. 공정택씨의 퇴진은 서울교육의 새 판을 다시 짜는 계기가 되어야 하며, 경쟁만능․특권교육․관료중심교육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되어야만 한다.

이제 공정택교육감의 퇴진으로 김경회 부교육감이 그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김경회 부교육감은 교육대통령이라는 서울시교육감이 현직에서 퇴진하는 지금의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우리는 김경회 부교육감체제가 시민사회와의 소통과 협력, 대화와 타협을 도외시한 채 또다시 오만과 독선 속에 부패교육, 경쟁만능, 특권교육을 유지한다면 그것만큼 불행한 일이 없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지금 우리 앞에는 서울시교육청과 교육주체 모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만 해결할 수 있는 산적한 교육현안이 놓여있다. 하여, 서울시교육청에게 공정택씨 퇴진을 계기로 시민사회와 머리를 맞대고 산적한 문제 해결과 서울교육 방향의 재정립, 올바른 정책 수립을 위한 논의 틀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제안한다.

지난 수년동안 공정택씨 서울교육에 대하여 비판과 견제 역할을 자임해왔던 우리 서울지역 제 시민사회노동단체들은 이제 공정택씨의 퇴진을 계기로 더욱더 건전한 비판과 생산적인 대안 마련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서울에서부터 새로운 교육을 상상하고 실천할 수 있는, 희망의 교육으로 거듭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2009. 10. 29.

사회공공성연대회의․서울교육공공성추진본부․전교조 서울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