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 대표 박은경입니다.
지난 7월 18일 사망하신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명복을 빕니다.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제대로 된 교육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할 이 시국에 정부와 언론이 교사와 학생, 학부모를 갈라치기 하고 있는 동안, 특정 학부모와 학생에게 가해지는  무자비한 폭력에 우리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교사들의 오랜 호소를 외면하더니 갑자기 교사들의 어려움을 공감하는 시늉을 하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교권 실추의 주범이라고 손가락질을 합니다.
특수교사의 고통을 말하면서 장애학생과 그 학부모가 문제라고 책임을 떠넘기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교사와 학부모, 특수교사와 학부모 사이 갈등을 방치, 조장하면서 문제의 해결을 더 어렵게 하는 한복판에 교육부가 있습니다.

학부모, 학생이 교권을 무시하거나 짓밟아서 비로소 교권이 실추된 것이 아닙니다. 애초에 정부가 교사의 권리를 인정하지를 않았습니다. 정부는 교장 이외에 교사, 학생, 학부모 그 누구의 권리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정부와 정치인들이 교권을 높인다고 하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는 것입니다.

지옥같은 우리 교육 현실을 똑바로 보아야 합니다.
서이초선생님의 죽음에 대해 전 국민적인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이 선생님의 죽음이 단순히 어떤 개인적인 잘못에 원인이 있지 않으며 우리 사회의 불합리한 모순에 그 근본 원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잘못된 학교 정책이 한 교사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잘못을 밝히고 대책을 마련하는 대신, 극성 학부모 또는 장애 아동과 그 부모들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고 있습니다.

학생인권조례에 책임을 묻는 것 또한 학생인권을 내세운 학생들의 방종이 원인인 것처럼 학생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부도덕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 한국은 청소년 학생들의 자살률이 세계 1위인 나라입니다. 교사들 또한 학생들 만큼은 아니나 적지 않은 수가 스스로 죽음을 택하고 있는 학교입니다. 죽음의 공교육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학서열과 입시경쟁 등 승자독식, 각자도생의 극단적 경쟁교육이 학교사회를 각박하게 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합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학교에 대한 어떤 권리도 없습니다. 오로지 시키는 대로만 해야 합니다. 교사들 역시 어떤 권리도 없는 것이 대한민국의 학교입니다.
오직, 교장 한 사람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되어 있는 학교에서 교사도, 학생도, 학부모도 스스로를 지키고,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는 권리가 없습니다. 그 누구도 존중받지 못하는 학교, 어떤 안전도 평화도 기대할 수 없는 학교입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정부는 기업에는 천문학적 예산을 퍼부으면서, 학교에는 저출생과 학령아동 감소를 이유로 교육예산을 줄이고 있습니다.
특히, 장애 학생, 유아,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 더 많은 교사들이 필요함에도 오히려 교육재정을 줄이고 교원정원을 감축하여 사실상 질높은 교육을 포기하였습니다.

서이초 교사의 죽음은 결코 어떤 특정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잘못된 교육정책의 결과입니다.
죽음의 공교육을 직시해야 합니다.

그러하지 않고, 장애 학생, 학부모, 극성 학부모, 문제 학생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으로 교권을 강화하는 시늉을 한다면, 결국 비극적 불행은 계속될 것입니다.

교육부장관에게, 그리고 교육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정치권력자들에게 촉구합니다.

교육예산을 대폭 늘려 학급당학생수 를 감축하라!

장애인 교육예산을 대폭 확대하여 특수교사 확충하라!

학생들을 줄세우는 죽음의 경쟁교육체제를 혁파하라!

교장 독재 중단하고 교사, 학생, 학부모가 참여하는 학교민주주의 보장하라!169137545152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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