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초등생마저 입시지옥으로 내모는 국제중학교설립을

당장 중단하라!

지난 10월 31일 새벽 1시30분 시민들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교육위원회가 ‘국제중학교 설립 동의안’을 가결시켰다. 서울시교육청은 동의안이 서울시육위원회의를 통과하자마자 대원중과 영훈중을 특성화중(국제중)으로 지정·고시했다. 이들 학교는 오는 7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전형요강을 공고할 예정이며 12월 8∼10일 원서를 접수할 방침이라고 한다. 그동안 국제중학교 설립에 대해 여론수렴의 부족, 전형방법의 문제 등이 지적되었으나 이는 사태의 본질이 아니다. 국제중설립의 본질은 가진자를 위한 편향적인 교육정책에 있다.

우선 국제중학교는 귀족학교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제중학교의 연간 학비부담액은 대원중 683만원, 영훈중 719만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 정도의 학비를 부담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매우 소수이다. 그리고 이들은 이정도의 학비를 그냥 내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보상을 원한다. 그것은 현재 특목고가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이른바 상위권대학진학을 위한 수단이 된 것과 동일하다. 즉 입시 및 각종 시험에서 영어가 가지는 비중을 고려할 때, 영어로 수업하는 국제중학교는 상위권 대학 진학, 혹은 외국유학을 위한 고속도로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다음, 국제중학교는 초등생마저 입시지옥으로 내모는 사냥개이다!

자신의 자녀가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든 학부모가 동일하다. 이는 대학서열체제와 입시제도가 만들어낸 뒤틀린 욕망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상위권 대학 진학에 유리한 특목고를 보내기 위해 아이들에게 엄청난 사교육을 시키는 부모들이 존재한다. 국제중학교가 설립된다는 것은, 그 입시경쟁이 초등학교 때부터 본격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조금만 여력이 있더라도, 아니 여력이 없다면 빚을 내서라도 국제중학교를 보내려는 학부모들이 속출할 것이다. 그야말로 40년만의 중학교 입시지옥의 부활인 것이며, 국제중학교는 바로 지옥에서 온 사냥개와 같다.

마지막으로 국제중학교는 학원사장들과 공정택이 만들어낸 사교육폭탄이다!

국제중 설립을 환영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바로 공정택에게 돈을 건네 준 학원사장들이다. 또 천만 원에 육박하는 학비가 별로 부담이 되지 않는 소수의 기득권세력들이다. 지금 불법·편법 영업을 하다 적발된 국제중 대비 학원이 34곳에 이른다. 국제중 설립이 알려지자 학원가의 문의전화 쇄도, 국제중 입학에 학생회 임원 경력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초등학교 선거까지 이상 과열현상이 일어나는 등 그야말로 난리법석이다. 이 난리통에 돈을 버는 사람들은 바로 학원장들이다. 이미 과밀화된 대학 입시시장을 대신할 새로운 시장과 상품을 찾던 학원장들에게 중학교 입시체제의 부활은 그야말로 대어인 셈이고, 바로 그들의 돈을 받아 당선된 공정택은 충실히 약속을 이행하였다.

공정택은 잘 알려진 것처럼 혈당이 높다는 이유로 병원에 입원해 국정감사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그러던 공 교육감은 지난 31일 국제중 인가 여부에 대한 서울시교육위의 표결을 앞두고 퇴원해 교육위원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한 뒤에 다시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제 시민들은 이들이 만든 사교육폭탄의 무고한 희생양이 될 것이다.

교육은 상품이 아니라, 보편적인 권리가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명박정부와 공정택교육감 등은 교육을 수단으로 돈벌이를 하는 사람들, 교육을 통해 부를 대물림 하려는 소수의 기득권세력들을 위한 몰지각한 교육정책으로 다수의 사람들을 고통에 내몰고 있다.

국제중학교 설립을 당장 중단하라! 그리고 공정택 교육감은 당장 사퇴하라! 그것만이 사태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초등학생마저 입시지옥으로 내모는 국제중 설립안 통과를 강력히 규탄한다! 또한 향후에도 공교육을 파괴하는 모든 시도에 분연히 맞서 싸울 것이다!

2008년 11월 3일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