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특목고 학생들을 위한 잔치판을 만들려는가?

- 고려대 수시 결과에 부쳐 -

지난 10월 23일 고려대가 수시 2-2학기 1단계 합격자를 발표한 이후 이 대학 입학처 게시판에는 합격기준을 공개하라는 수험생들의 항의글이 빗발치고 있다. 특히 외고 등 특목고 학생들이 내신이 더 좋은 일반고 수험생들을 제치고 무더기로 합격했다는 주장이 수험생들 사이에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제기되는 항의 내용의 중심은 이번 전형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내신) 성적만이 선발 기준임에도 불구하고 내신 등급이 좋은 일반고 학생들은 떨어지고 등급이 나쁜 특목고 학생들이 다수 합격하는 경우가 속출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고려대가 특목고 학생들을 우대했다는 것이다.

만일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알다시피 이른바 상위권대학 진학은 특목고 출신들에게 유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월 22일 서울대가 김영진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10년간 전국 고등학교별 합격자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 합격생을 가장 많이 배출한 고교의 1~6위를 모두 특목고가 차지해 '특목고 전성시대'임을 보여줬다.

이런 상황에서 내신을 중심으로 선발하는 수시에서 조차 특목고를 우대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특목고 출신들을 위한 잔치판을 만드는 것에 다름 아니며, 고교등급제가 현존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고려대의 이 같은 행태는 이명박정부의 이른바 대입자율화정책의 결과이기도 하다. 즉 자율화라는 미명하게 대학들이 높은 등록금을 낼 수 있고, 가능하면 학교발전기금도 낼 수 있는 특권계층의 자녀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이는 로스쿨 문제가 그러하듯 대학교육을 비롯한 고등교육에 대한 다수의 평범함 국민들의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며, 교육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사학재단을 위한 정책이 만들어낸 결과인 것이다.

고려대는 수시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나아가 특목고 출신들, 특권계층들을 위한 대입자율화 정책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교육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져야 한다. 지금과 같이 높은 교육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계층을 중심으로 교육정책이 고수된다면 그나마 취약한 공교육은 머지않아 붕괴되고 말 것이다.

-고려대는 수시 2-2 1단계 전형의 성적 산출 기준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공개하라!

-만약 고려대가 특목고생을 우대하는 고교 등급제를 적용하였다면 이를 즉각 취소하라!

-이명박 정부는 대학입시 자율화 조치를 즉각 취소하고 입시전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

2008년 10월 27일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