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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 다채로운 행사로 들썩인 도심

기사입력 2008-06-07 17:24

초등학생도 반대

【서울=뉴시스】

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 마지막 날인 7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다채로운 행사가 잇따랐다.

이날 주말을 맞아 수많은 시민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와 이명박 정부에 항의하는 각종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거리로 나오면서 도심이 들썩였다.

이날 오후 2시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는 '이명박을 잡아라, 종로에 쥐덫놓기' 1인 시위 플래시 모브(Flash Mob) 행사가 열렸다.

10대 청소년들을 비롯한 시민 30여명은 '사교육비 증가시키는 2MB 물러가라', '학교자율화=학교의 시장화', '소에게 풀을, 아이들에게 여유를', '아픈 소, 아픈 교육, 아픈 정부 치료는 쥐박이 퇴치부터' 등 학교자율화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을 추진한 이명박 정부에 반대하는 각종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나타났다.

이들은 약 1시간에 걸쳐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인 뒤, '이명박을 잡아라. 찍찍찍'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곧바로 해산했다.

문화연대 정소연 활동가는 "플래시 모브 자체가 대중 속에서 몇몇 사람들이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잠시 드러났다가 순식간에 흩어지는 것"이라며 "오늘 행사 역시 희망하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라 행사를 마치고는 다시 촛불집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왔다는 여고 졸업반 김남미양(18.여)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학교자율화로 인해 아이들을 공부하는 기계로 만드는 것이 문제"라며 "장기적인 대안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빠와 함께 인천에서 왔다는 초등학교 4학년 김지영양(10.여)은 "반 친구들끼리 이명박 대통령과 촛불집회 얘기를 많이 나눈다"며 "이 대통령이 자동차나 핸드폰을 더 수출하기 위해 국민 건강을 해치는 광우병 소를 수입하는 것은 나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화창한 주말을 맞아 서울광장에는 500여명의 시민들이 나와 다양한 문화공연을 즐기며 릴레이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서울광장 곳곳에서는 수십 개의 대형 천막과 텐트가 세워진 채 자유발언과 노래공연, 헌법특강, 서명운동 등이 열려 이날 오후 7시부터 진행되는 마지막 날 릴레이 촛불집회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주최로 열린 '헌법1조 길거리 특강'에서는 손우정 연구원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경찰의 촛불집회 강제진압 등에 대한 강연을 하고 토론을 벌였으며, 문화연대 주최로 열린 '72시간 문화행동'에서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청년', '허클베리핀' 등의 공연이 펼쳐져 시민들의 흥을 돋웠다.

앞서 전날 촛불집회에 참석했던 10만여 명의 시민들 중 30여명은 이날 오전부터 세종로 사거리에서 자리를 떠나지 않고 '고시 철회, 협상무효', '이명박 OUT' 등 구호를 외치며 소규모 연좌농성을 계속했다.

또 세종로 사거리 횡단보도에서는 30여명의 시민들이 파란불이 켜질 때마다 횡단보도를 건너며 '쇠고기 수입 반대', '이명박 퇴진' 등의 구호를 외쳤다.

릴레이 촛불집회 첫 날부터 나왔다는 박모씨(28)는 "경찰의 강제진압에 관계없이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의 쇠고기 전면 재협상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형기자 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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