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수능개편안 논란, 어떻게 볼 것인가

대안은 입시폐지대학평준화에서 출발해야 한다

수능개편안 무엇이 문제인가

2014년 수능개편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즉, 현재 중3 학생이 치루게 되는 수능에서부터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된 것이다. 지난 8월 19일 ‘중장기대입선진화연구회’가 대입선진화방안을 발표하였다. 이를 근거로 교육과학부는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정부안을 확정 발표한다고 한다.

이번 대입제도 개편안은 한편으로는 ‘입학사정관제’를 확대 정착시키고, 다른 한편으로는 수능시험의 경우 과목 축소, 수준별 시험, 복수 시험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의 확대는 성적외의 요인으로 창의적 인재를 대학이 선발한다는 입에 발린 선전에도 불구하고 특정계층을 위한 도구로 작동할 것이다. 이 제도가 이미 미국에서 특정 인종의 대입진학을 제한하고 백인 유산계층의 명문대 진입 도구로 활용되었던 것처럼, 한국에서는 집에 돈은 있지만 성적은 안 좋은 학생들이 대학을 갈 수 있거나, 역으로 대학에서는 이미 주요 대학에서 수시 등에서 특목고 출신을 우대했듯이 일정한 지불능력을 확보한 계층출신이거나 특목고 등 특정학교출신의 학생들을 노골적으로 우대 선발할 수 있는 기제가 될 것이다. 특히 제출된 안에는 기존의 수시를 입학사정관제로 바꾸고, 대학과목선이수제를 도입하여 이를 대입전형제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국제적으로 공인된 대학선이수과목이라는 것은 현실에서 결국 외고 자사고 등을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기에 이들 특목고 학생들에게 더욱 유리할 것이다.

더욱 문제는 수능개편안이다.

제출된 안은 첫째, 수능과목을 축소함으로 영 수 국 중심의 현재의 교육과정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이미 2009년 개정교육과정이 20% 범위에서 교과별 시수를 증감할 수 있도록 하여, 대부분의 초 중 고에서 영 수 국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수능개편안은 영 수 국과 사회 및 과학에서 1과목을 선택하도록 하여 사실상 영 수 국을 제외한 과목들은 더욱 배제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영 수 국만 중심으로 하는 수업을 한다는 것은 ‘인간능력의 전면적인 발달을 도모한다’는 교육의 본질에도 배치될 뿐만 아니라, 현 정부가 입만 열면 떠들어 대온 ‘글로벌 창의 인재 육성’하고도 거리가 먼 극단적인 파행만을 확대할 것이다.

둘째, 수준별 시험을 시행하는 것은 대학서열화를 더욱 극단화하고 고착화할 것이다. 제출된 안은 학생들에게 수능시험 부담을 최소화하 기 위해 수준별로 한다고 하나, 이는 대학서열체제라는 현실을 고려할 때 오히려 부담을 확대 할 것이다.

상위권 대학은 난이도가 높은 시험을 요구 할 것이고, 중하권 들은 서열체제에서 난이도가 낮 은 시험을 강제받을 것이다. 학 생들 또한 상위권 대학을 진학 하기 위해 난이도가 높은 시험 의 압박을 받으면서 동시에 그 안에서도 상위점수를 얻기 위한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이다. 결 국 기존 수학 외에 국어와 영어 에서 난이도를 달리하는 두 개 의 시험을 보게 하는 것은 수험 생의 부담을 줄이기는 커녕 더 욱 가중시킬 것이며, 대학들은 난이도에 따라 마치 미국 프로 야구에서처럼 1부리그와 2부리 그로 분리 고착화 될 것이다.

셋째, 수능 복수 시행은 시험 부담을 더욱 가중 시킬 것이다. 제출된 안은 수험생들이 질병이 나 사고 실수 등의 경우 추가적 인 기회가 없으니 이를 위해 2 회로 실시한다는 것이다. 그러 나 이는 시험부담의 원인이 어 디에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엉터리 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에서 수학을 할 수 있 는 능력을 확인하는 시험이라 면 그 이름처럼 합격과 불학격 여부를 확인하는 시험으로 만드 는 것이 수험부담을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것이지, 시험 회 수를 늘린다고 부담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수능성적 이 인생을 결정하는 이 극악한 대학서열체제가 존재하는 한 수 험생들은 2회의 시험중에서 더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2번이나 사력을 다해 매달려야하는 상황 이 초래될 것이다.

대안은 입시폐지대학평준화 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렇다! 이명박 정부가 제출 하는 수능개편안과 대학입시개 편방안으로는 결코 수험생의 부 담은 줄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특정계층과 특정학교출신에게 유리할 뿐이다.

문제는 대학서열체제이다. 대학서열체제가 존재하는 한 초 중등 교육은 입시교육으로 왜곡 될 수 밖에 없다. 주지하다시피 대학이 서열화되어 있고, 수능 점수에 따라 또 어느 대학을 가 느냐에 따라 임금과 사회적인 위치에서 극단적으로 차이가 나 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때문 에 너나할 것 없이 입시경쟁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62~3년 대학입학자 격고사제도가 도입되었다가 좌 초된 후 수없이 입시제도개편방 안이 제출되었지만 사태는 악화 되고 있을 뿐이다. 지금은 부모 의 사교육비 지불능력이 아이의 성적과 진학할 수 있는 학교를 결정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 통 계가 확인해주듯 특목고 출신들 이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을 독 식하면서 초등학교부터 특목고 입학준비를 위해 학원을 보내는 형국이다.

이 상황을 그대로 둔 채, 사교 육비를 줄인다거나 학교현장을 바꾼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제 한적이다. 때문에 이미 2007년 부터 ‘입시폐지대학평준화국민 운동본부’(이하 국본)가 구성되 어 입시폐지와 대학평준화를 공 론화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매년 입시를 전후로 문 화제 등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올해 수능은 11월 18일로 예정되 어 있다. 올해에도 범국민교육 연대 등에서는 ‘국본’과 함께 11 월 16일 학술제 및 문화제를 준 비하고 있으며, 평등학부모회에 또한 이에 함께하고 있다. 올해 로 4회를 맞는 이번 행사에 많 은 관심과 홍보 그리고 참여를 호소하는 바이다.

1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