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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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후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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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상임대표 김태균

[성명]

 

정진후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며

 

19대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은 짧게는 현 정부와 여당세력에 대한 정치적 심판의 계기가 될 것이며, 길게는 지난 수십년 간 한국사회를 지배해 온 신자유주의지배체제의 존속을 둘러싼 논란과 충돌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교육분야의 경우 김영삼정부에서 본격화되어 이명박정부로 이어지는 신자유주의 교육시장화정책의 향배에 결코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될 것이다. , 이번 총선에서 여당세력이 패배하고 이른바 야권이 승리한다면 이명박 정부식의 일방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교육정책은 제동을 걸리게 될 것이며, 나아가 이른바 진보진영의 의회진출이 늘어난다면 신자유주의 교육시장화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의 목소리가 더욱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진보진영의 앞날을 낙관만 할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며, 그 가운데 통합진보당의 정진후 후보를 둘러싼 논란이 놓여 있다. 정진후씨가 통합진보당의 후보로 된 명분가운데 하나는 전교조위원장 출신으로 교육운동에 투신해 왔으며, 때문에 진보적인 교육운동진영의 대표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한국사회는 아직도 교사라고 하면 타 직업군에 비해서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교육자라는 위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도덕성과 인권 감수성을 요구받는 위치에 있다는 사실 또한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하물며 이른바 진보를 자임하는 정당의 후보의 경우 더더욱 그럴 수 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정진후씨가 전교조 위원장 시절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의견과 문제제기를 무시하고 조직 보위를 위해 2차가해자들에 대한 징계의 수위를 낮추었다고 비판받는 당사자라는 점은 결코 묵과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상당수의 교육운동단체들이 교육공공성실현의 과정에서 진보적인 제 정당들의 역할이 결코 적지 않을 것. 또 전교조위원장 출신 후보라면 상대적으로 교육분야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에 대한 문제제기도 상대적으로 차단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진보를 자임하는 정당의 후보가 성폭력사건과 관련하여 해당 조직의 성원은 물론이고 성폭력사건과 관련한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기준에서조차 비판받고 있는 사람이라면 후보를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판단한다.

 

진보는 결코 자임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진보를 판별 짓는 것은 그 당과 그 사람의 말이 아니라 그 당과 그 사람의 행위이다.

일예로 우리는 개별자본가와의 임금과 고용을 둘러싼 싸움에서는 민주투사이자 헌신적인 노동조합간부일지 모르지만, 청소년을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에 무관심하고 심지어는 가부장적인 세계관에 사로잡혀 있으며, 환경과 생태문제에 대해서도 자본가정당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는 그런 사람을 결코 진보적인 인사라고 부르지 않는다.

마찬가지이다. 교사 공무원인 정치기본권을 말하고, 교육공공성을 말하고, 오랜 노동조합활동경력을 내세우지만 정작 반인륜적인 성범죄의 처리과정에서는 즉, 말이 아닌 행동에서는 피해자를 포함한 수많은 이들의 문제제기를 받고 있는 사람을 진보적인 교육운동진영의 대표인 것처럼 내세우는 것은 그 해당 정당은 물론 이 사회의 모든 진보진영에게 커다란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이라도 결코 늦지 않았으니 정진후 후보는 사퇴하여야 한다.

만일 정진후 후보가 다른 제도권 정당의 후보들처럼 예를 들어 논문표절 의혹으로 사퇴를 촉구 받고, 성폭력발언으로 사퇴를 촉구 받는 다른 정당의 후보들처럼 끝까지 사퇴하지 않는다면 설사 당선된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진보의 승리가 아니라 진보의 패배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2012410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