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육계의 화두 중 한 가지가 학교 폭력이다.

초등학교 학생을 상대로 장풍을 날린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서울 문창초등학교 오장풍 교사에 의해 가해진 학교 폭력 사태, 학생들 지도를 못한다는 이유로 학생들 앞에서 교장에게 교사가 폭행을 당했던 한국 관광고등학교 폭력 사태, 수업시간에 졸았다는 이유로 엉덩이가 시퍼렇게 멍들 정도로 떡메를 당하고 이 사건으로 인해 학년 초 신체포기각서를 작성하고 떡메 전달식을 하는 등 구조적이고도 일상적인 학교 폭력이 폭로된 수원 수성고등학교 폭력 사태.

학교 폭력 또한 그 여타의 조직에서 벌어지는 폭력과 동일하게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그 어떠한 권위를 가지고 행하는 반인륜적 행위이다.

그러나 학교 폭력은 여타의 일반 사회에서 벌어지는 폭력과는 다르다는 식으로 사회적으로 묵인되고 방조 아니 어느 측면에서는 부추겨 지는 경우까지 존재한다.

우선 학부모 묵인 또는 방조 하에 자행되는 학교 폭력의 경우이다.이번 문창초 또는 수성고의 경우와도 마찬가지로 교육을 위한 학교 폭력,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한 학교 폭력은 필요악이라는 관점에서 일부 학부모님들의 묵인과 방조 하에 자행되는 학교 폭력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교육현장에서 가해자로 불리는 교사들이 교육을 위해서는 일정 불가피하게 학교 폭력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자행되는 학교 폭력의 경우이다. 문창초나 수성고에서 학교 폭력이 발생했을 때 일부 교사들이 주장했던 내용이 바로 이것이었다. 지금 모든 학교에서 학교 폭력은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는데 문창초 및 수성고 학교 폭력 가해자가 재수 없게 걸려서 그렇다는 식의 발언이 학교 폭력의 또 다른 공범자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회가 학교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교육체계는 6-3-3-4라 불리는 체계를 가지고 있다. 1등 대학 중심으로 대학이 서열화 되어 있는 가운데 대학 입학생 선발 권한이 대학 당국에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 상급 학교로 진학하기 위해서는 도미노 현상처럼 좋은 대학-좋은 고등학교-좋은 초중학교-좋은 유치원으로 이어지는 로열 코스를 밟을 수밖에 없다. 물론 1등 대학(원)을 나와야지만 한국 사회에서 지배 권력층으로 진입하는 최소한의 조건을 구비하는 학벌 중심의 사회가 바로 한국 사회이기 때문이다.

이는 단지 학생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교장, 교감 등 학교 경영진들을 비롯한 교사들도 학생들의 진학률에 의거해서 교사 사회에서 살아남는 기준이 선택되기에, 일선 교육청 또한 관할 지역 학생들의 진학률에 의해 교육청의 업무성적이 판가름되기에 학교 구성원 모두는 사활을 걸고 1등 대학(원)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살인적 경쟁교육 정책이 바로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학교 폭력 사태에 주범이자 공범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1등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학교 구성원 모두가 그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 지난 모 지역에서 벌어진 일제고사 점수 조직사건을 비롯해서 매년 수능시험기간 전후로 한 학생들의 자살 사건, 매일 2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진학 등 학습 문제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비정한 일들이 바로 한국의 경쟁교육 정책의 부산물이다. 살인적 경쟁교육 정책에서 학교 폭력은 묵인되고 있으며 아니 적극적으로는 조장되고 있다.


일부 교육청 중심으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고 학교 현장에서 다수 교사들과 학생들의 자정 노력에 의해 학교 폭력 근절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인권조례를 제정하고 학교 폭력 가해자의 철저한 자기반성 등으로는 결코 학교 폭력이 사라질 수 없다. 학교 폭력은 사회와 학교 공동체 그리고 학교 구성원들의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 없이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우선적으로 체벌을 통한 교육을 하려면 교육을 포기해야 한다. 체벌 또는 대 체벌을 통한 교육이 아닌 교육자 피 교육자 동일하게 인격체로서 만남의 과정에서 벌어지는 교육을 만들어 가는 것으로부터 학교 폭력 근절의 의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 즉 가해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추궁 및 학교 내의 폭력문화 일소, 폭력 근절의 학생, 학부모, 교사 인권조례 제정 운동 등 단기적 과제를 실시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 폭력에 대한 주범인 현 경쟁교육 정책의 즉각적 폐지를 통한 학교 폭력 근절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중학교 교육과정까지 의무 무상(?)교육을 고등학교 및 대학까지 확대하여 국가와 사회 그리고 공동체가 한국 유아교육에서부터 대학 교육까지 책임을 지는 대학 무상 의무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물론 대학까지 무상 의무 교육을 위해서는 현 1등 대학 중심으로 서열화 되어 있는 대학교육을 평준화 하고 살인적 경쟁 시스템인 대학 입시 제도를 고교 자격만으로도 대학입학이 가능하게끔 하는 자격시험으로의 전환을 전제로 해야 할 것이다.

결국 학교 폭력은 가해 교사만의 문제도 아니고 피해 학생의 문제는 더 더욱 아니다. 학교 폭력의 문제는 교육을 그리고 학교현장에 대한 정책을 경쟁교육 정책으로 일관하고 나아가 지배층의 재생산 구조로 활용하고 있는 현 이명박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으로부터 학교 폭력의 문제는 기인하고 있다. 교육을, 학교 현장을 노동자 민중의 공적영역으로 확장하고 나아가 국가와 사회 그리고 공동체가 책임지는 무상교육 의무교육 실시를 통해 이를 위한 단기적 과제로 일제고사, 자사고, 대학 서열화 등의 폐지로부터 학교 폭력 근절의 전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자행되고 있는 사회적 학살, 학교 폭력 사태에 대한 단호함은 대학 평준화 대입 폐지로부터, 대학 교육까지 의무교육 무상교육 실현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친구 상호간에 경쟁을 통해 살아남는 승자 독식 중심의 교실에서, 국제중 가기위해, 자사고 가기위해, 1등 대학가기 위해 그 모든 것이 용인되는 교실에서는 학교 폭력이 사라질 수 없다. 일상적 학교 폭력에 구조적 학교 폭력에 노출된 우리의 후세대가 한국을 운영한다면 과연 이 나라의 미래는 어찌 될 것인가?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대학입시 폐지, 대학 평준화, 대학까지 의무 무상교육, 경쟁교육 신자유주의 교육정책 폐기에 이 나라 모든 학부모들은 함께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