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일, 십시일반 밥묵차와 평등학부모회는 새해를 맞아도 여전히 LG 대재벌에 맞서 투쟁하는 동지들을 생각하며 정성을 담아 도시락을 쌌습니다. 인천에서 여의도까지 도시락을 옮기는 동안 행여 음식이 식어 버릴까봐 노심초사하며 동지들에게 도시락을 전달하려 애썼습니다.

그런데 정문은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밥을 전달하게 해달라고 문을 두드리며 호소했습니다. 한참이 지나 겨우 도시락과 초코파이를 들여 보냈지만 건물 안에 있던 용역들이 빼앗아 바닥에 내동댕이 치고 도시락을 짓밟았습니다. 애써 만든 도시락이 동지들에게 전해지지 못하고 바닥에 나뒹구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너무도 안타까웠습니다.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분노와 처참한 심정으로 십시일반 밥묵차와 평학 동지들은 정성을 다해 더 따스하고 더 맛있는 도시락으로 다시 찾아오겠다 약속하고 그 자리를 떠나왔습니다. 그리고 닷새 동안 인천과 여의도를 오가며 아홉 끼의 도시락을 싸서 날랐습니다.

LG 구광모 회장은 신년사에서 2021년을 고객에 대한 세밀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고객감동을 완성시키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밥이라는 근본에 대한 예의조차 상실한 기업 회장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니 믿기지 않습니다.

'이해와 공감'이라는 기업 윤리를 앞세운채 그동안 쓰고 있던 '착한 기업'이라는 가면은 이제 벗겨졌습니다. 정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노동자의 쟁이행위 앞에서 도시락을 엎고 난방도 멈추고 전기를 끊고 화장실 가는 것까지 감시하는 기업이 바로 LG인 것입니다. 이것은 분명 인권유린이고 노동탄압입니다.

우리는 엄중히 경고합니다!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LG를 이제부터는 우리 시민들이 끊을 것입니다! LG는 천박한 노동인식을 버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할 것을, 우리 시민들이 명령합니다.

LG는 청소노동자분들께 정중히 사과하십시오! 청소노동자가 존중받는 노동환경을 만들고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집단해고를 철회하십시요!

- 평등교육실현을위한서울학부모회 대표 박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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