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서 발생한 성폭력·학대 피해 중학생 두명의 죽음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충북교육연대,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 충북여성연대가 긴급하게 청주지방검찰청 정문에서 열었습니다.

 

참담한 마음입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기자회견문]

‘오창 여중생 자살사건’이 아니라 현 법제도가 부른 사회적 타살이다!

 

 지난 5월 12일 수요일 청주시 오창읍에서 중학생 두 명이 세상을 등졌다. 이들은 성폭력과 아동학대 피해자로 올해 초부터 학교 내 상담기관 위(Wee)센터에서 함께 심리치료를 받아왔다. 성폭력 가해자는 피해 학생 중 한 명의 의붓아버지였다. 경찰은 가해자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지난 3월 2차례에 신청한데 이어 5월 14일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모두 기각했다. 

 

성폭력과 아동학대의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의 조기 분리가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은 안일했다. 현재의 제도에서는 사법부의 인신 구속을 하는 구속영장이 나오지 않는 한 분리가 불가능하다. 경찰에서 3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는 것은 가해자의 혐의를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고 계속 재수사를 지휘해, 피해자들에게 이중삼중의 고통을 가중시켰다.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더라도 긴급조치를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조치 하고 지원했더라면 피해자들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경찰과 검찰의 사법적 처리 속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 절차는 없었다. 청소년이었던 피해자들은 가해자와 분리되지 못하는 환경과 조사 진행과정 속에서 공포와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가정폭력 및 성폭력 피해자들이 피해사실을 알리고 갈 수 있는 쉼터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가정은 일반적으로 보호기관으로 생각돼 가정 내의 폭력은 특수성으로 인해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쉽게 알리지 못한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으로 가정폭력 및 성폭력 등으로 상담을 받은 청소년이 30%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관련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교육기관은 학생을 대상으로 한 가해행위였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피해자의 죽음 이후 교육청관계자는 앞서 일어난 다른 자살 사건을 언급하며 ‘학생자살 예방교육을 더 내실 있게 운영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것이다. 피해 학생들은 자신의 피해사실을 밝히고 학교 내 상담기관에서 성폭력과 아동학대 관련 상담을 받았음에도 교육당국은 학생들이 숨지고 나서야 관련 피해가 있었음을 인지했다. 현행법상 학생과 성인 사이에 발생한 범죄에 대해선 교육당국이 신고기관과 함께 피해를 파악하거나 피해 학생 보호 등의 후속 조치가 불가능하기에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교육청은 논란이 불거지자 대안을 제시했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청소년에 대한 성폭력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가해자 개인의 일탈이 아닌, 젠더 권력과 나이 위계로 인해 발생한 구조적 폭력이다. 우리 사회가 이 구조를 해결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죽음은 계속될 것이다. 여성 청소년이 안전한, 성폭력 없는 평등한 사회를 위해 스쿨미투운동, 여성단체, 교육단체의 외침에도 여전히 가해자 감싸기,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고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두 피해 중학생에 대한 애도를 표하며,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한 관계기관에게 우리는 요구한다. 

1. 검찰은 사죄하고, 가해자를 구속수사하여 엄벌하라!

1. 아동학대·성폭력 예방 및 보호지원체계 강화방안을 수립하라!

1. 관련사건 발생 시 교육청, 지자체, 아동보호전문기관, 경찰, 검찰 등이 공조하는 대응 체계를 마련하라!

 

2021년 05월 17일

충북교육연대(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충북지부, 노동당 충북도당, 민족문제연구소 충북지부,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충북지회, 사회변혁노동자당 충북도당, 생태교육연구소 터,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충북지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충북지역본부, 전국교수노동조합 충북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북도연맹, 전국대학노동조합 대전충청지역본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충북지역본부, 정의당 충북도당, 진보당 충북도당, 청주노동인권센터, 청주도시산업선교회, 충북교육발전소, 충북장애인부모연대, 충북장애인부모회, 충북장애인야학협의회, 평등교육실현을 위한충북학부모회)/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 충북여성연대(충북여성장애인연대, 충북여성인권상담소,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 충북생활정치여성연대, 청주지역공동체시민센터, 청주여성의전화, 청주YWCA여성종합상담소)FB_IMG_162123640055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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