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청, 자율형사립고 지정·고시 취소      -한겨레

전북도교육청은 9일 군산중앙고등학교와 익산 남성고등학교에 대한 자율형사립학교(자율고) 지정·고시를 취소 처분했다.

이들 학교는 전임 최규호 교육감 임기인 지난해 첫 자율고 신청에서 반려 처분을 받았으나, 최 교육감 임기 말인 지난 6월7일에는 두 번째 신청에서 자율고로 지정·고시됐다.

하지만 신임 김승환 교육감은 후보 시절부터 자율고 지정 반대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당선 후 당선자 신분에서도 지정·고시 취소를 약속한 바 있다.

이날 도교육청은 "지정 취소에 관한 두 학교 법인에 대한 의견을 제출받은 결과, 최근 3년간 법인전입금의 전출 실적이 매우 저조하고, 최근 5년간 법인에서 교육환경 개선 등 시설비 투자실적이 저조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또 "이같은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때 법정부담금 납부의 불확실성, 고교평준화에 미치는 악영향 및 불평등 교육의 심화 등이 우려돼 지정·고시를 취소했다"고 사유를 설명했다.

도교육청의 이같은 발표 직후 남성고와 중앙고 법인 및 총동창회는 도교육청 앞에서 자율고 지정 취소 결정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집회에는 두 학교에서 총 250여 명이 참가했으며,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력 2개 중대와 소방차, 구급차 등을 대기시켰다. 도교육청에 이처럼 많은 경찰력이 투입된 것은 김 교육감 취임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학교 법인과 총동창회는 "자율고 지정 취소 철회를 강력히 촉구하며, 이같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4만7000여 동문은 필사즉생의 각오로 법적 조치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들은 특히 "친 전교조 성향이라고 평가받는 김 교육감은 백년대계라는 전북교육이 정도를 갈 수 있도록 환골탈태해 역사적 죄인이 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절차상 아무런 문제없이 지정고시돼 신입생 선발 일정을 진행하는 시점에 지정 취소를 강행한 김 교육감의 전횡은 상식과 법규를 무시하는 독불장군의 막가파 소행임을 각성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도교육청은 행정절차법 제21조의 규정에 따라 지난 2일 해당 학교법인과 학교에 대해 지정 취소를 사전통지했고, 이에 따라 해당 학교법인(학교)은 6일 지정 취소에 대한 학교별 의견서를 제출했다.

학교법인은 의견서에서 "적법하게 지정된 자율고에 대해 법인전입금 납부의 불확실성을 들어 지정 처분을 취소한 것은 교육행정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고, 여론 수렴 절차는 이미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면서 불복 의사를 밝혔다.

법인은 "학생 모집 시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20% 이상 선발하고,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으로 있어 경제적인 이유로 학교 진학을 하지 못하는 학생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북 지역에서는 자율고 지정·취소를 놓고 해당 학교 법인과 총동문회, 지역사회, 시민사회단체들이 찬반으로 갈려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전주=뉴시스】권철암 기자 cheol@newsis.com

 

 

이재오 ‘청년실업 발언’ 와글와글… “대졸자 중기 근무 의무화”    -경향

 안홍욱 기자 ahn@kyunghyang.com

ㆍ“대입 재수생 공장·농촌으로”

‘정권 2인자’로 8일 특임장관에 내정된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이 청년실업 문제와 관련, “중소기업에서 의무적으로 일한 뒤 대기업 입사 지원 자격을 줘야 한다” “재수생을 없애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7일자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년실업 해결을 위한 대안이라며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삼성·현대 같은 대기업의 시험을 보게 하지 말고 대졸이든 고졸이든 취업 인력을 지방공단이나 중소기업에서 1, 2년 일하게 한 뒤 입사 지원자격을 주는 것이다. 종합병원 가려면 동네병원 진단부터 받듯 중소기업에 의무적으로 보내는 게 어떨까”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내가 국민권익위원장 시절부터 하려고 했던 것인데 고용과 취업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 한쪽에선 일손이, 다른 한쪽에선 일자리가 모자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재수생들을 없애야 한다. (대학에) 떨어진 학생들은 공장이나 농촌에서 1, 2년 일하게 하고 그 성적으로 대학 보내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러한 ‘청년실업 대책’을 담은 국회 입법 필요성과 관련, “만들어야지. 하지만 검토해야 한다”면서 “어떻든 놀고먹는 젊은이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규의 부대변인은 8일 논평을 통해 “재수생들의 인권을 해치고 취업·채용의 자유와 권리마저 침해하는 막말성 발언은 오만한 권력자의 폭력이며 학생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것”이라면서 “권위주의 시대의 반사회적·반교육적 사고를 서슴없이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상지대 17년만에 정이사 파견 결정…비대위 반발    -서울신문

학내 분규로 몸살을 앓아온 상지대에 정이사를 파견하는 방안이 최종 확정됐다.

 이로써 상지대는 1993년 임시이사 체제로 전환된 이후 17년 만에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지만 선임된 이사 명단에 학교 구성원이 강력히 반발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9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상지대 정상화 방안을 심의한 결과 정이사 8명과 임시이사 1명 등 총 9명의 이사를 선임키로 했다.

 정이사 8명 중 4명은 옛 재단 측이 추천한 인사,2명은 현재 학교 구성원이,2명은 관할청인 교육과학기술부가 각각 추천한 인사다.

 이사 명단은 김길남 상지문학원 이사장,박윤환 변호사,이석호 성신회계법인 이사,이영수 전 건국대 홍보실장(이상 옛 재단측),한이헌 전 경제기획원 차관,임현진 서울대 교수(이상 학교 구성원측),채영복 전 과학기술부 장관,한송 강릉원주대 총장(이상 관할청 추천)이다.

 임시이사로는 이종서 전 교과부 차관을 선임키로 했다.

 옛 재단 측이 추천한 정이사 후보 중 한 명이던 김문기 전 재단 이사장은 이사 선임에서 제외됐다.

 교과부 관계자는 “김 전 이사장은 학내 분규 당사자라는 이유로 사분위가 선임에서 제외했다.지금까지 사학 정상화 방안을 심의하면서 분규 당사자 또는 종전 이사를 정이사 명단에 넣은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이사 9명 중 1명을 임시이사로 선임한 이유는 옛 재단 측이 추천한 정이사들의 독주와 전횡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교과부는 설명했다.

 옛 재단 측 정이사 4명이 한꺼번에 이사회에 불참하면 의결 정족수(5명)에 미치지 못해 이사회를 아예 열지 못하는 등 파행이 불가피하다.

 교과부는 일단 임시이사를 한시적으로 파견해 이사회 정상화를 도모한 뒤 여건이 되면 임시이사를 해임하고 다시 정이사 파견을 추진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약 3주 간 신원조회를 거쳐 임기 4년의 이사들을 정식 임명할 계획이다.

 하지만 학교 구성원들은 옛 재단측 이사를 4명이나 선임키로 한 이날 결정은 비리로 물러난 재단 관계자들에게 학교로 복귀하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옛 재단측 이사 중 김길남 상지문학원 이사장은 김 전 이사장의 아들이다.

 상지대 교수협의회,직원노조,총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사분위 결정은 비리 전과자인 김 전 이사장의 상지학원 탈취 음모를 허용하는 것”이라며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1974년 개교한 상지대는 1993년 김 전 이사장이 공금횡령,입시부정 등 혐의로 구속돼 물러나면서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돼오다 2004년 정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그러나 2007년 대법원에서 ‘임시이사의 정이사 선임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오면서 정이사 체제가 ‘없던 일’이 돼버렸으며,이후 새로운 정이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복귀를 노리는 옛 재단과 이를 반대하는 학교 구성원이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대학 캠퍼스냐고요? 인천에 상륙한 국제학교랍니다    -중앙일보

내달 문 여는 ‘채드윅 인터내셔널’ … 학교 건축 전문가 2명과 미리 가보다

외국 명문 사학이 국내에 상륙했다.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문을 연 채드윅 인터내셔널이다.

연간 학비가 3000여만원이나 된다. 이 학교는 건물부터 다르다. 리처드 워밍턴 교장은 “교육 목적에 따라 구성된 맞춤형 교실과 최첨단 시설로 지었다”고 말했다.

교육의 시작은 커리큘럼이 아니라 건물 설계 단계부터 시작된다는 게 명문 사학들의 생각이다. 채드윅의 건물은 토론·발표 위주의 교육을 실현하고,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데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는 것. 표준형 설계로 지어지는 우리 학교와 구조, 내부 설비가 어떻게 다른지 보기 위해 김경인 전 ‘행복한 학교 만들기’ 이사장, 류호섭 동의대 건축학과 교수 등

학교 건축 전문가 2명과 함께 이 학교에 갔다.

글=이정봉 기자, 박혜린 대학생인턴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기 전에 ‘살아가는’ 곳

채드윅 인터내셔널 중·고등학교동. 창이 넓어 햇빛이 건물 속까지 밝힌다. 건물 자체가 한옥처럼 ‘ㄷ’자 구조다.
이 학교는 ‘ㄷ’자 구조다. 한옥 구조에서 따왔다고 했다. 이런 구조는 어느 위치에서든 다른 곳으로 갈 때의 동선이 크게 줄어든다. 일자형에 강당·체육관 등이 외따로 서 있는 학교들과 다른 모습이다. 초등학교동과 중고등학교동 사이에 체육관·수영장·대강당 등이 있는 시설동이 가로지른다. 학생들이 이런 시설에 접근하기 쉽도록 했다. 그러면서도 건물 앞에 작은 정원을 둬 산책을 하며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류 교수는 “학교는 아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거주공간”이라며 “그래서 생활환경을 감안한 동선과 균형감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라기보다 주택의 디자인 요소를 적용했다. 초등학교 교실 안에는 개수대와 화장실이 설치돼 있어 오피스텔과 비슷하다. 중고등학교동의 경우 층마다 칸막이를 한 책상을 놓고 탁자를 둬 작은 독서실처럼 꾸며져 있다. 마치 공부방에서 나와 거실 소파에 앉아 가볍게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과 같다. 도서관도 학교 건물 가운데에 있어 교실에서는 지척이다. 공부를 하다 모르는 게 있으면 쉽게 가서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김 전 이사장은 “학교는 ‘공부하는 곳’인 동시에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교실에 햇살 가득, 통유리 벽으로 쏟아지는 빛

복도 끄트머리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개방형 독서실. 교실을 나와서도 편하게 앉아 쉬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많다.
채드윅 인터내셔널은 남향도 북향도 아니다. 사방위와 비스듬하게 지어져 한쪽 교실은 남동쪽을 향하고 한쪽은 북서쪽을 향한다. 그런데도 초등학교 교실의 경우 바깥쪽 벽이 통유리로 돼 있어 빛이 교실 깊이 파고든다. 그럼에도 볕이 세지 않다. 유리벽 앞에 이페 나무로 된 차양이 비스듬히 걸려 있어서다. 실내에 발을 덧씌우는 식으로 간접 조명을 달아 교실 안쪽도 밝혔다. 창 쪽은 눈이 부시지 않았고, 안쪽은 컴컴하지 않았다. 류 교수는 “교실 내 조명의 불균형은 학습 불균형을 부른다”며 “이곳은 실내가 전체적으로 차분하게 밝다”고 말했다.

학교 건물은 복도와 홀에도 빛이 쏟아졌다. 각 방향에 빛이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유리를 많이 썼다. 그래서 노출 콘크리트로 지어졌는데도 학교가 밝아 보였다. 류 교수는 “채광에만 신경을 써도 학교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음악실·미술실·다용도실 … 교실보다 많네요

초등학교 교실 32개, 중고등학교 교실 42개. 하지만 이곳은 교실보다 부대공간이 더 넓은 면적을 차지한다. 물론 운동장·시설동을 빼놓고 하는 말이다. 초등학교만 해도 음악실·미술실·과학실이 다수 설치돼 있고, 널찍한 다용도실과 카운슬링 센터도 있다. 다용도실은 이름만 들으면 창고라고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실내체육관을 연상케 하는 널찍한 공간이다. 이곳은 초등학생을 위한 작은 강당으로 쓰기도 하고, 비 오는 날 게임을 할 수 있는 간이 운동장으로 쓰기도 한다. 국내 학교들과 달리 교실 밖에도 학생들이 목적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김 전 이사장은 “수업과 학습만 교육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체험, 친구들과의 놀이 등도 교육의 영역이라는 점을 잘 보여주는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채드윅 인터내셔널은

미국의 명문 사학 중 하나로 다음 달 7일 개교하는 송도 캠퍼스는 건축설계회사 KPF와 간삼이 설계를 맡았다. 건설비는 1500억원이 투입됐다. 교육 방식은 교사가 주도해 교과서를 가르치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이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이끌고 토론해 문제를 해결하는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를 채택하고 있다. IB는 그래서 수업도 과목(subject) 위주가 아니라 과업(projcet) 위주다.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보며 배우는 스페인 내전’을 주제로 미술·사회·세계사를, ‘비행기가 날아갈 때 일어나는 일’을 주제로 물리·수학·생물학 등을 함께 공부하는 식이다. 채드윅 인터내셔널 리처드 워밍턴 교장은 “사고력·표현력을 키우는 기존 교육과 함께 한국 대학입시도 준비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일부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TIP 외국인학교와 국제학교는 어떻게 다를까

이번에 문을 여는 채드윅 인터내셔널은 국제학교다. 보다 정확하게는 ‘외국교육기관’이다. 외국인학교와는 다르다. 국제학교는 올해 처음 개교하지만 외국인학교는 서울에만 20개가 있다. 국제학교엔 최대 정원의 30%까지 내국인들이 입학할 수 있지만, 외국인학교는 해외에서 3년 이상 거주한 내국인만 입학할 수 있다. 외국교육법인만 설립할 수 있는 국제학교와 달리 국내 학교법인도 외국인학교를 세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