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국격’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많았다

노동자대회 전야제에서 만난 사람들

미디어충청·참세상 공동취재팀 2010.11.06 23:36


1천여명의 노동자가 서울역광장을 가득 메웠다. 전태일 열사 40주년을 맞아 6일 저녁7시 열린 노동자대회 전야제는 민주노총이 아닌 70개의 노조, 정치조직, 진보정당, 사회단체가 열었다. 전야제에 참석한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1.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김태균 대표

학부모들이 노동자대회에 참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평등학부모회는 노동자민중의 학부모회를 지향하고 있다. 노동자대회에 참석하는 것에 특별한 이유라는 것이 필요하지 않다. 2010년 전태일 열사 40주기가 되는 해로, 노동자대회는 투쟁하는 노동자민중의 축제의 장이다. 하지만 기쁨과 즐거움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러한 현실의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민중 학부모들과 함께 하기 위해 동참하는 것이다.

최근 G20정상회의로 온 나라가 시끌벅적 하다. 그것이 실제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텐데

G20회의가 열리는 지역은 학교의 등교시간이 10~11시로 늦춰졌다. 뿐만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를 내놓지 말라는 등등 주인인 일반 시민들의 불편도 만만치 않다. 그리고 이보다 더 큰 문제는 G20에서 논의될 내용이다. 그들의 회의가 노동자민중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본의 입장에서 그들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이 논의된다는 것이다. 이는 대다수 노동자민중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드러날 것이 뻔하다. 노동자민중의 학부모회는 이러한 그들만의 잔치에 동의할 수 없다.


학부모의 입장에서 이번 전교조 교사 징계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정치활동의 자유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을 때, 당연히 보장 받아야할 권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가 정치후원금 납부를 이유로 교사들을 징계하는 것은 이 정부가 반인권적 정부임을 대외적으로 밝히 것과 다름 아니다. 또한 교육은 아이들이 사회로 나아가는 준비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정치적 자유도 보장받지 못하는 교사들에게 우리의 아이들이 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이후 더 큰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징계는 철회되어야 하고, 현재의 교육공무원법은 정치적 자유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어야 마땅하다.

#2.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 조합원 윤충렬

현재 쌍용차 현장에서 일하는 동료들의 상황은 어떤지 알고 계신가? 매각에 대한 생각도 있을 텐데

예전 동료들이 가끔 술 한 잔하고 전화한다.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높아진 노동강도와 강압적 현장분위기에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한다. 불만이 있어도 사측에 아무 말도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현장 노동자들끼리의 대화 나누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혹시 불이익이라도 당할까봐 숨죽여 지내면서 예전의 동료애는 찾아볼 수 없고, 약육강식의 밀림 같은 현장으로 변해있다. 매각 관련해서는 ‘우리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한다. ‘상하이 자본에 매각한 지 5년 만에 수많은 동료들이 길거리도 쫓겨났듯이, 이제는 우리들 차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산업은행이 쌍용차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매각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인도 마힌드라 자본이나 중국 상하이 자본이나 자본은 다 똑같다. 상하이차 먹튀자본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먹튀자본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무조건 산다는 자본에게 또 다시 회사를 넘길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쌍용차에서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해고되어 생계유지 자체가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고자 복직 없는 쌍용차의 매각은 있을 수 없다.

산업은행의 입장은 무엇인가?

채권단이니까 채권만 인수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다. 그런 국책은행이 아무런 책임도 없이 돈놀이만 하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현재 산업은행은 이달 말까지 매각한다는 입장이다. 우리 노동자와 노조는 이달 15일부터 30일까지 전체가 서울로 상경, 매각 저지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3. 금속노조 PLA지회 김정운 지회장

오늘 전야제 소감은?

여러 단위가 함께 준비하다보니 정치적 발언이 많다. 내일 노동자대회까지 연결되지 않고 집회 대오가 분산되는 것 같아 아쉽다. 현장에서 투쟁해서 기륭, 동희오토가 승리했다. 더 많은 대오와 투쟁력을 상승시키는 내일 노동자대회가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4. 금속노조 콜택지회 장석천 사무장

지역에서 올라와 오늘 전야제, 내일 노동자대회까지 참석하려면 피곤하겠다

민주노총에서 전야제 계획도 없고, 예산도 부족하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렇게 전야제를 열게 되어 기쁘다. 내일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하는데, 집회만 허가되고 행진은 안 된다고 하더라. 우리가 언제 허가 받고 투쟁했나. 내일은 좀 가열차게 투쟁하면서 치고 나갔으면 좋겠다. (미디어충청,참세상 공동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