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회 참실대회 토론마당 기획안

 

교육노동자와 연대 - 교사는 노동자 민중과 어떻게 만날 것인가? -

 

<제안취지>

 

전교조는 지난 25년간 학교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참교육을 실천해 왔으며, 동시에 교육공공성 실현을 위해 교사-학생-학부모들 나아가 노동자 민중들과 함께 연대하여 왔습니다. 이는 더 이상 교사는 국가기구의 하수인이 아님을 선언한 교육노동자로서의 자각이었으며, 출범 이후 전교조는 줄곧 노동자들 민중들과 함께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사회를 진보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투쟁하여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교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전교조가 초심을 잃었다것일 겁니다. 이는 매우 다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먼저 정규직노동자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에서 전교조를 보는 것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를 빌미로 노동유연화가 전면화 되면서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게 되었고, 그 결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사는 정규직노동자들이 마치 중산계층인 것처럼 호도되었습니다. 지배권력과 자본은 집요하게 정규직을 철밥통내지 집단이기주의로 몰아붙여 갔습니다. 또한 정규직노동자들이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을 외면하면서 노동운동 내에서도 자성과 비판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음, 시민사회운동안에 신자유주의 논리가 깊숙이 침투해 들어왔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민주와 진보를 자임하는 단체, 개인들이 종종 교원평가에 동의를 표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이들은 일부 부적격교사 문제를 빌미로 한 정권의 공세에 현혹되어 교원평가는 어떤식으로든 필요하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이들은 교원평가가 교사를 통제하고, 종국에는 교육전체를 전일적으로 장악하여 체제에 철저히 순응하는 노동인력을 만들기 위한 총자본의 전략임을 간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87년 이후 노동조합이 제도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반적 현상인 조합주의의 폐해입니다. 일예로 교사들이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길 거부하고 오로지 학교 안에서의 개혁에만 골몰하면서 전체 노동자 민중의 투쟁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하거나 노동자의 연대가 상층 활동가들의 활동 혹은 후원금 모금활동정도로 왜곡 축소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지금 전교조는 노조설립취소 통보라는 정권의 탄압으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비록 조합원들의 결연한 투쟁의지와 전교조를 지지하는 광범위한 연대의 결과 법원에서 지극히 상식적인 판결로 법외노조 효력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으나, 교원노조법을 재개정하지 않는 한, 노동기본권이 쟁취되지 않는 한 앞길은 순탄할 수 없음은 너무나 자명합니다.

 

한편 이번 탄압을 계기로 전교조가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습니다. 과연 무엇이 바뀌어야 할 까요? 특히 전교조가 정권의 탄압을 뚫고 더 많은 노동자 민중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요? 물론 여러 측면에서의 방안들이 제출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방안중의 하나로 이번 참실대회에서는 교육노동자인 교사들이 노동자 민중들과 어떻게 만나고 관계를 맺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크게 두가지 주제로 토론하고자 합니다.

먼저 사회진보라는 관점에서 교사와 학교를 재조명하고자 합니다. 교사의 지위는 무엇이며, 그 역할은 무엇인지, 또 학교는 어떤 기능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하여 안토니오 그람시의 '유기적 지식인' 개념에 근거하여 교사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그람시의 교육에 대한 저작을 통해 올바른 교육의 모습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고자 합니다

다음 교육노동자인 교사는 노동자 민중과 어떻게 만날 것인지, 특히 노동자들의 삶의 현장인 지역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등등에 대해서 다양한 실천을 전개하고 있는 분들의 고민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교육노동자와 연대라는 주제에 걸맞게 교사-학부모-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함께 모여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그 방향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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