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수 편식, 음․미․체까지 몰아서 수업하는 집중이수 폐지

전국 학부모 2000인 선언 기자회견

한 학기는 밥만, 한 학기는 반찬만 먹는 교육적 영양 불균형, 집중이수

올해 학교현장에서는 중학교 1학년생부터 국영수과학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대부분 2개 학기로, 심지어 체육조차 전국 424개 학교에서 3~5개 학기로 몰아서 배우고 있다. 꾸준히 공부해야 할 문화예술 소양, 인성교육, 건강한 심신을 기르는 체육 수업조차 몰아서 수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특정 학년, 학기로 몰아서 수업하는 집중이수는 학년별 발달단계를 무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의 원칙을 무너뜨리고 있다.

이렇게 된 원인은 2009개정 교육과정의 집중이수제에 있다. 이에 따르면 학기당 8개 과목 이내로 수업을 몰아서 할 수 있다. 게다가 과목별 수업시수를 20%까지 증감할 수 있는 권한을 학교장에게 줌으로써, 초중학교까지 영어, 수학 수업 증대, 나머지 비입시과목 수업 시간 감축 경쟁을 학교마다 하고 있으며, 고교 전 과목을 선택과목화함에 따라 자율형 사립고 등은 국․영․수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등 국․영․수 집중이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그 결과 입시주요과목으로 분류되는 국․영․수․사․과를 제외한 과목들을 수업감축으로 인하여 교사들이 2~3개 학교씩 순회하거나, 2개월 만의 연수로 영․수․과학, 상담 교사로 전환되고, 늘어나는 영어 수학 수업 담당은 정교사 대신 기간제나 단기연수 교사로 채워지면서 비정규직이 확대되고 있다.

전출입학생 중복․미이수 과목 발생, 고교입시․대학입시에서 불이익 발생! 전학도 맘대로 못가!

연간 전출입생이 초등 약 28만, 중학교 7만, 고등학교 3만 여명에 이르는데, 이들은 전출입학교 사정에 따라 중복 이수하거나 못 배우는 과목이 생길 수 있다.

음악, 미술을 못 배우는 경우 예고 진학시 내신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사교육을 통해 보충하거나, 고교 필수인 『한국사』를 못 배워 역사 교육에서 결손이 생기거나,

대입 내신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고1 과학을 못 배운 채로 과학 심화 과목을 바로 배워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특히 가장 기초적인 필수학습 단계인 초등에서 미이수 문제는 이후 심각한 학습결손을 야기하게 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이다.

전출입학생 중복․미이수 과목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교육당국 대책은 면피용!

이에 대해 교육당국은 다음과 같이 무책임하고 비교육적인 학습 결손 대책을 내놓고 있다.

미이수 과목 보충 희망자만 보충학습을 해주고, 미희망자는 내신에서 불이익을 감수한다는 각서를 받고 있다. 희망자들은 방과후나 주말에 학교에서, 방학중에는 거점학교에서 보충을 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제반 사항에 대해 본인 책임이라는 각서를 받고 있다.

게다가 보충학습도 교사가 일부 시간만 직접 수업을 하고, 자습 및 과제가 최대 70%에 이르며, 인터넷수업으로 대체하거나, 보충 희망자가 적을시 개설을 안 하기도 한다. 또한 과목이 중복되는 학생은, 빈 교실에서 자습을 하거나 다른 학년에 가서 배우거나 그냥 중복해서 배워라 하고 있다.

이는 모든 학생들에게 초중등 기본 교육을 당연히 제공해야 할 국가의 책임을 방기하고, 의무교육을 훼손하는 위헌적인 조치라 아니할 수 없다.

집중이수제는 이미 입시교육으로 왜곡된 초중등교육과정을 아예 입시몰입교육으로 변질시켜 돌이킬 수 없는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 또한 불균등한 수업 및 결손으로 학생의 학습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으며, 교사들의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우리의 요구

▷ 입시몰입교육 초래하는 집중이수 폐지하라!

▷ 고교까지 의무교육 확대하고, 고1까지 배우는 과목과 시기를 전국공통화하여 전출입학생 중복․미이수 과목 학습결손 방지하라!

▷ 영수 몰입교육, 사교육 심화시키는 과목별 시수 20% 증감 권한 학교별 결정 폐지하고, 학교 수업시수와 입시에서 국영수 비중 제한하라!

▷ 학교를 총체적인 입시지옥으로 몰아넣고 있는 2009개정교육과정 폐기하라!

▷ 교사, 학부모, 교육전문가 등이 참여하는‘사회적 교육과정위원회’구성하라!

2011. 12. 27

(사)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