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한양대지부(학사지원직원 노조)가

오늘(9월28일)로써 파업 126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한양대학교 당국이

9월9일 서울지역 대학교 사상 최초로 직장폐쇄를 한 가운데 

한가위 연휴 첫날(9월21일) 새벽에는

한양대학교 남자 직원 50여명을 동원해

여성 노동자 3명만 자고 있는 농성장을 급습했습니다.

 이에 대학노조는 첨부파일과 같은 성명서를 발표합니다.

범국민교육연대 소속단위의 많은 관심과 연대를 바랍니다.

 

 


한양대학교는 야만적인 직장폐쇄 즉각 철회하고

합법적 파업 농성장 불법 침탈 사과 및 책임자를 처벌하라!


성실 교섭 약속해놓고 실무교섭이 막히자 공격적 직장폐쇄 단행.

추석 연휴 첫날 새벽 6시50분,

남자 직원 50여명 동원해 여성 노동자 3명만 자고 있는 농성장 기습 철거


여성노동자들로만 구성된 우리 노동조합 한양대지부(직원 을인 학사지원직원으로 구성)가 직원의 출신 성분에 따라 ‘갑, 을, 병’으로 구분해 임금 등 노동조건 차별 시정을 요구하며 파업 투쟁을 벌인지 오늘로써 125일째를 맞고 있다.


2학기 본격적인 입시 철을 맞아 파업 장기화와 더 이상의 학사 파행을 막기 위해서라도 대학 측은 성실한 교섭에 나서야 함은 당연한 이치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양대학교 측은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9월21일 새벽 6시50분께 여성 조합원 3명만이 잠들어있던 농성장을 기습 철거하는 만행을 저질러 우리 노동조합은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 날 새벽 한양대학교 측은 인사팀, 관재팀, 시설팀, 경비(용역) 등 학교 직원들로 이루어진 남자 40∼50명을 동원해 신 본관 앞 농성장을 기습해 3명의 여성 조합원들을 에워싸며 위협을 가했다. 명절 연휴 이른 새벽 인적이 뜸한 시간에 소수의 여성조합원만이 있는 공간에 남자 직원들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농성장을 철거하고 모든 집기와 비품을 빼앗아간 것이다.


파업을 시작한 날부터 125일이 되는 지금까지 한양대학교가 우리 노동조합을 대하는 태도는 과연 고등교육기관의 사용자가 할 수 있는 일인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파업이 넉 달여에 이르는 동안 우리 노동조합은 한양대학교 측과 단 두 차례의 본 교섭만을 진행했다. 교섭 역시 우리 노동조합의 요구에 마지못해 응하는 등 현 파업 사태에 대한 학교 측의 태도는 불성실하기 짝이 없었다.


지난 9월15일∼16일 노동부의 중재로 열린 교섭에서도 한양대학교 측은 우리 조합원(학사지원직원) 중 50%만 7년 안에 직원(을)로 전환하겠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 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마저도 한양대학교 측은 단체협약 체결 형태가 아닌 총장의 인사 발령 문서로 대체 하겠다고 주장해 결렬시키는 등 어처구니없는 작태를 벌인 것이다.


우리 노동조합 한양대지부는 지난 9월8일 차별 철폐 등을 요구하며 본관 농성을 한 바 있다. 이번 본관 농성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친 총장과의 대화 요청과 투쟁에도 한양대학교 당국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음에 따라 학교 측이 전향적인 자세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한양대학교 측은 서울캠퍼스, 에리카캠퍼스(안산) 직원 수백명을 동원해 대치 상황을 만들었고, 급기야 이 날 밤에는 건장하고 위협적인 용역 깡패 40여명을 동원해 여성조합원들에게 신체적 위협을 가하는 등 불안감을 고조시켰다. 또한 본관 출입구를 각목으로 못질해 막고 외부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는 직원들과 용역들이 막아 오히려 노조가 감금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파업 초기 빈 강의실에서 평화적으로 교육을 진행하던 중에는 공권력 동원하고, 지난 8월 극심한 폭염․폭우로 농성조차 이어가기 힘든 날씨임에도 대학은 전기를 차단해 비인간적인 처사를 보였다. 또한 근무지에 남아 있던 조합원 개인 물품을 자택으로 임의 발송하는 등 줄곧 노사 강경 대립으로 몰아가던 한양대학교 측은 급기야는 서울 지역의 대학 최초로 9월9일 직장폐쇄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들이 과연 명문 사학을 지향하는 한양대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인가 우리는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아울러 우리 노동조합은 2000년 초 대학노조를 탈퇴해 한국노총 사립대 연맹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양대 노동조합(직원 ‘갑’으로 구성. 이하 ‘한양대 노조’)에도 경고한다.

민주적이고 자주적인 노동조합이라면 노동조합의 합법적인 파업을 저지하기 위한 대학 측의 직원(소속 조합원) 동원을 인정해서는 결코 안 된다. 노동조합 뿐 아니라 교수와 학생 등 학내 자치 단체의 그 어떤 민주적인 투쟁에 대학 구성원들이 동원되어 학교 측 구사대 역할을 하는 것은 80년대 군사독재정권 시대에나 볼 수 있는 반시대적, 반노동적, 반교육적인 작태이기 때문이다.

우리 노동조합은 노동자를 갑과 을과 병으로 나눠 차별하는 한양대학교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기 위해 파업에 들어간 것이다. 따라서 ‘한양대노조’와는 어떤 감정도 없으며 대립할 생각도 추호도 없다.

하지만 ‘한양대노조’가 학교 측이 ‘한양대노조’ 소속 조합원(직원)을 동원해 우리 노동조합의 합법적 파업을 방해하는 행위를 계속적으로 묵인하고 방조한다면 ‘한양대노조’는 더 이상 노동자를 위한 조직이 아니라 한양대학교의 구사대에 불과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에 ‘한양대노조’는 노동조합 차원에서 우리 조합원에 대한 사과와 더불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이명박 정권 들어 대학이 급속히 무한 경쟁 시대에 접어들면서 대학 구성원의 화합은 대학 발전의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대학 경영진과 노동조합이 신의와 성실을 바탕으로 원만한 노사관계를 유지할 때 대학의 발전은 한 층 진전될 것이 틀림없다.

우리 노동조합은 한양대학교 당국이 교육의 질 향상이라는 대의를 외면한 채 노동조합 탄압에 매몰되면 대학은 지금보다 오히려 후퇴할 것이기에 하루빨리 노동조합과 조합원들도 학교의 구성원임을 가슴으로 깨닫기를 촉구하며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첫째, 한양대학교는 부당한 직장폐쇄를 즉각 철회하라!

둘째, 한양대학교는 소수의 여성 노동자를 위협하며 폭력적으로 농성장을 침탈한 책임자를 처벌하라!

셋째, 한양대학교는 비인도적 부당 노동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넷째, 한양대학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성실한 자세로 교섭에 응하라!

다섯째, 한국노총 사립대연맹 소속 한양대노동조합은 학교 측이 불법적으로 소속 조합원을 동원해 우리 노동조합의 합법적 파업을 막는 구사대 역할을 묵인한 것에 대해 즉각 사과 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우리 노동조합은 파업 전부터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고 그 의지는 지금도 다름이 없다. 한양대학교는 우리 노동조합 한양대지부(학사지원직원)를 교섭상대로 정확히 인식하고 성실한 대화에 임하는 것은 물론 파업 해결을 위해 하루빨리 전향적인 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우리 노동조합은 한양대학교 당국이 위의 요구사항을 즉각 실천해 이번 사태가 원만하게 마무리되기를 희망하지만 혹시라도 대학 당국이 계속해서 노동조합 죽이기에 애써 노력한다면 보다 강력한 투쟁으로 돌파할 것임을 아울러 밝힌다.



2010.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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