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수 편식, 음․미․체까지 몰아서 수업하는 집중이수 폐지

전국 학부모 선언자 2000인 대표

교과부 장관 면담 자료

(사)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1. 문제제기

과목별 수업시수 20% 증감, 학기당 8개 과목 제한에 따른 집중이수 등을 적용한 결과 개정 취지(학습부담 감축 등)에 맞는 결과가 나오는가?

● 학기당 이수과목 8개 과목 제한 결과

1) 몰입교육으로 인한 지덕체의 조화로운 발달 저해

국영수과학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대부분 2개 학기로, 심지어 체육조차 전국 424개 학교에서 3~5개 학기로 몰아서 배우기 때문에 지덕체의 조화로운 발달을 저해하고 있다. 인성교육을, 문화예술소양교육을, 심신단련교육을, 지식교육을 몰아서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인가?

2) 학년별 발달단계 무시

특정 학년, 학기로 몰아서 배우는 집중이수제는 과목별로 학년별 발달단계에 맞게 배워야한다는 교육학적 원칙이 무시되고 있다.

3) 교육과정 편성 운영의 제한

특히 고등학교에서 이런 문제가 심각한데, 8개 과목 제한에 때문에 국영수과 4개 과목을 제외한 소위 비입시과목들은 모두 통틀어 4개 과목만 이수해야만 한다. 따라서 1~2개 학기로 몰아서 할 수 밖에 없고(특히 음악, 미술은 1개 학기 집중이수), 선택과목들은(한문, 정보, 2외국어 등) 개설을 하기가 어렵게 된다. 성격이 다른 과목들을 앞, 뒷반으로 나누어 1, 2학기에 번갈아 수업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이리하여 한 학기만 담임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한국사조차 한 학기에 마쳐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전출입생의 경우 학교에 따라 한국사를 이수하는 학기가 맞지 않다면 미이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한 학기만 수업이 든 교사는 타학교 순회 교사를 하거나, 과원이 되는 교사들은 단기 연수를 통해 영수 교사나 상담교사로 전과되는 등 교원전문성이 파괴되어, 결국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게 된다. 특히 학년별 학급수가 적은 소도시나 농어촌 학교는 더 심한 침해를 받게 된다.

4) 대책의 문제점

각 시도교육청이 교육당국이 내놓은 대책을 살펴보면, 미이수 과목 보충 희망자만 보충학습을 해주고, 미희망자는 내신에서 불이익을 감수한다는 각서를 받고 있다. 희망자들은 방과후나 주말에 학교에서, 방학중에는 거점학교에서 보충을 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제반 사항에 대해 본인 책임이라는 각서를 받고 있다.

게다가 보충학습도 교사가 일부 시간만 직접 수업을 하고, 자습 및 과제가 최대 70%에 이르며, 인터넷수업으로 대체하거나, 보충 희망자가 적을시 개설을 안 하기도 한다. 또한 과목이 중복되는 학생은, 빈 교실에서 자습을 하거나 다른 학년에 가서 배우거나 그냥 중복해서 배워라 하고 있다.

5)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사회적으로 합의를 하여 학기당 8개 과목 이수를 하더라도 의무교육단계에서는 초중등 기본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다. 그런데 미이수․중복이 발생하는 정책을 취하는 것은 할 국가의 책임을 방기하고, 의무교육을 훼손하는 위헌적인 조치라 아니할 수 없다.

●과목별 수업시수 20% 증감 권한을 학교장에게 부여한 결과

=>중학교 영․수․과학 집중이수, 고등학교 국․영․수 집중이수

1) 결국 영․수․과학 수업 시수만 늘어나고, 나머지 과목 대부분은 시수가 줄어들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국어와 더불어 영․수․과학 비중이 과도하여 사교육주범이 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이다.

2) 영․수․과학 과목을 제외한 소위 비입시과목 교사들은 2개월 만의 단기 연수로 타과목을 가르치거나 상담교사로 전환되거나, 순회교사를 하고, 늘어나는 과목 교사는 기간제 교사로 채워지는 사태로 인하여, 양질의 교육을 받아야 할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고 있다.

3) 교육과정 다양화가 아니라, 중학교에서는 영․수․과학 몰입교육, 고등학교에서는 국․영․수 몰입교육이 심화되고 있다.

<2011학년도 중학교 신입생의 3년간 교과별 수업 시수 증감 현황>

교과군

(과목명)

국어

사회(역사포함)/도덕

수학

과학/기술·가정

체육

예술

영어

선택

(한문 정보

2외국어,

보건)

사회

역사

도덕

과학

기술.가정

음악

미술

3년간 이수기준시간

442

170

170

170

374

374

272

272

136

136

340

204

증대

학교수

15%~20%

16

417

33

10

80

15

17

22

22

37

633

178

10%~15%

4

1

0

0

36

4

15

119

40

30

123

0

5%~10%

81

92

50

31

1,417

460

15

108

25

23

1,465

13

0%~ 5%

45

3

1

1

223

152

2

74

73

75

154

1

0%

2,513

2,515

2,652

2,115

1,437

2,452

1,862

2,809

2,896

2,870

827

1,008

감축

학교수

0%~5%

71

1

2

2

0

44

2

1

1

0

3

1

5%~10%

474

141

127

265

10

65

173

71

125

135

8

106

10%~15%

2

0

0

1

2

4

925

17

39

51

1

1

15%~20%

15

51

356

796

16

25

210

0

0

0

7

1,913

총학교수

3,221

3,221

3,221

3,221

3,221

3,221

3,221

3,221

3,221

3,221

3,221

3,221

교원증감예상

-182

120

-126

-316

652

165

-534

76

-3

-4

1,037

-747

<울산시교육청 관내 고교 2011년 교육과정 편성 현황표>

(2011국정감사 자료집, 안민석의원실)

구 분

기초

45(30)

사회탐구

15(10)

과학

탐구

15

(10)

체육·예술

20(10)

생활·교양

16(12)

이수

단위

기가, 정보

한문

2외

교양

일반고(인문계)

29

25

28

82

17

13

8

38

16

10

5

5

20

4

4

4

4

16

172

일반고(자연계)

30

32

28

90

7

5

4

16

37

10

5

5

20

4

4

4

4

16

179

자율형사립고(인문계)

42

32

52

126

12

8

6

26

10

8

4

4

16

4

4

8

186

자율형사립고(자연계)

42

42

44

128

6

6

28

8

4

4

16

4

4

8

186

자율형공립고(자연계)

30

42

33

105

5

5

10

40

8

4

4

16

4

4

4

3

15

186

국영수 비중이 일반고(자연계)는 약 50%정도인데, 자율형사립고에서는 67.7%(인문계), 68.8%(자연계)에 이른다. 더구나 일반고는 교과수업시수가 3년간 보통 180단위(창체 24단위 별도)임에 비해, 자율형사립고에서는 186단위로서 규정된 정규 교과시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의 수업을 받으며, 그것도 국영수에 치우친 철저한 입시교육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율형사립학교인 서울 소재 모고등학교 2학년 자연계 반 시간표를 살펴보겠다.

과목별

수업 시수

국어2,영어2,수학2,과학1

국어1,영어1,수학2,과학1,기타2

국어1,수학2,영어1,과학1,기타2

국어1,영어1,수학1,체육2,기타2

국어1,영어1,수학1,과학3,기타1

특활2

국영수 비중

국영수6, 과학1

국영수4, 과학1,기타2

국영수4,

과학1,기타2

국영수3,

체육2,기타2

국영수3, 과학3,기타1

총 시수 37시간, 국영수 시간 20시간, 과학 6시간, 기타 9,특활2으로서 일반고 기준시수(35시간)보다 2시간 늘려서 수업, 입시과목인 국,영,수,과 시간이 26시간으로, 비율 70.3%나 되며, 하루 7교시 수업 중에서 국영수를 매일 3시간에서 6시간씩 수업을 하고 있다.

위와 같이 된 이유는 2009개정교육과정 총론에서 교육과정자율화고(특목고 포함)는 필수이수단위 자체가 일반고교에 비해 아주 작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일반고는 체육 10단위, 음악,미술 10단위, 생활·교양 16단위임에 비해, 자율학교는 체,음,미 10단위, 생활·교양 12단위이다) 때문에 입시에 유리하도록 국, 영, 수 비중을 훨씬 더 늘려서 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서 과목당 이수단위는 5단위 기준인데, 일반고에서는 1단위 범위 내에서 증감 운영이 가능하나(예:정보 4단위, 수학 6단위), 교육과정 자율학교에서는 3단위 범위 내에서 증감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예:정보 2단위, 수학 8단위)

더구나 자율형 사립고, 공립고 등은 자율편성이 가능하게 되어 이수단위 기준은 의미가 없다.

위와 같은 정책은 일반고는 발목을 묶고, 특목고나 자사고, 교육과정 자율학교 등은 날개옷을 달아주고 달리기를 하게 하는 꼴로서 정부가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자유시장 원리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평등권에도 어긋나기 때문에 위헌이다.

그동안 특목고나 교육과정 자율화 고등학교에서 원래 설립 목적에 맞게 운영하지 않고, 교육과정을 입시에 유리하게 구성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고, 일반계고에서는 필수 이수 단위 지정이 높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입시에 불리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일반계고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도 우리나라가 입시공화국인 상황에서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보다는 일반계고등학교도 입시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교육과정 자율화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지사라 할 것이다. 교과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잘못된 교육정책으로 인해 형성된 학부모나 학생들의 입장에 부화뇌동하여 모든 학교를 입시경쟁 체제로 더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교과부는 학교에서 국영수 수업을 많이 하면 사교육이 줄어들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는 것인가?

만약 이러한 학교가 극소수라면 사회적 파장이 크지 않겠지만 문제는 이러한 학교가 극소수가 아니라 일반계 고등학교 중에서 50%에 달한다는 것이다. 자율학교에 들지 않는 학교들은 이제 입시 위주로 구성하기가 용이한 자율학교로 전환하라는 압력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될 것이다. 역시나 일반계 고등학교도 이에 뒤질세라 쫓아가고 있는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2009개정교육과정 이전에는 고등학교 1학년까지는 전국의 모든 학교가 공통교육과정으로 운영을 하였는데, 이번에 폐지가 됨으로써 입시위주 교육과정이 더욱 더 심화되고 있다.

한편, 중학교에서는 대입을 준비하는데 유리한 자사고를 포함한 교육과정 자율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국영수 비중을 더 늘리려고 할 것이다. 2009개정 교육과정에서 중학교에서도 과목별 수업시수 20% 증감을 학교장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이제는 중학교까지 국영수 비중을 늘리면서 입시지옥이 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들 반응

학생들도 학습부담이 늘어났다고 답변하고 있다.

<집중이수에 대한 학생 의견 조사>(전교조 보도자료, 2011.7.18.)

전교조가 6월 14일부터 20일까지 전국의 초ㆍ중ㆍ고 학생들을 대상(초등 5~6학년 980명, 중1학년 734명, 고1학년 1,147명)으로 실시한 교육과정에 관한 설문 조사 중 집중이수에 대한 의견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중고생 과반수가 집중이수제로 인하여 시험과 학습부담이 늘어났다고 답변하였다.

1. 2009개정교육과정 적용이후 학교교육과정에 나타나는 교과목 편중현상에 대해 설문에 참여한 중ㆍ고등학생들의 의견은 부정적인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영어, 수학 수업시간이 늘고 있는 것에 대해

중학생

고등학생

찬성

반대

찬성

반대

21.6

59.6

26.8

49.2

2. 2009개정교육과정의 핵심 내용인 집중이수제에 대해 조사에 참여한 중ㆍ고등학생들은 학습부담과 시험부담이 늘어났다고 느끼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학습부담

시험부담

중학생

고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줄었다

늘었다

줄었다

늘었다

줄었다

늘었다

줄었다

늘었다

18.8%

49.3%

21.1%

50.3%

20.9%

54.7%

28%

45.2%

3. 체육수업을 집중이수 하는 것에 대해 조사대상 중학생의 73.8%, 고등학생의 72.3%가 모든 학기에 걸쳐 해야 한다며 반대의견을 나타냈다.

4. 집중이수제로 인해 발생할 전학생의 학습 결손 부분에 대한 의견은 ‘정책지원을 통해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답변이 55.5%로 나타났고, 고등학교에서 집중이수 과목을 1,2학기에 교차 수업하는 것에 대해서는 44.6%가 반대, 32.9%가 찬성하였다.

2. 대안

1) 8개 과목 집중이수 폐지하고, 10개 과목 정도로 균형있게 이수하도록 해야 한다.

2) 중학교 국영수 몰입교육의 주범, 과목별 수업시수 20% 증감 권한 학교장에게 부여하는 정책을 폐지하고, 기준 시수를 준수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3) 고교 국영수 몰입교육 심화시키는 일반고 대비 특목고 및 자사고, 교육과정 자율학교에 대한 필수 이수 단위 동일하게 설정해야 한다.

4) 교육과정 다양화라는 지정 취지에 어긋나게 입시교육 심화시키는 특목고 및 자사고, 교육과정 자율학교 폐지해야 한다.

5) 2012년 상반기 중에(학교별로 내후년 교육과정 편성안 구성 시기 이전에), 8개 과목 집중이수 대신에 10개 과목으로 편성하라는 지침을 내리고, 과목별 배우는 시기를 공통으로 지정해서 전국 학교에 시행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6) 당장 집중이수로 인한 폐해와 교육과정 문제를 다루기 위해, 학부모단체, 교원단체, 학계, 교과부 관계자가 참여하는 위원회를 당장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