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교육청은 학교혁신 지원하고 부당 징계와 전보를 취소하라!

 

강원도의 학교혁신 정책은 2011년 9개교를 행복더하기학교로 지정하면서 닻을 올렸다. 

 

2013년 이후 도내 모든 학교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겠다던 강원도교육청의 야심찬 계획에도 불구하고 현재 운영되는 혁신학교는 45개교이며, 지난 6월 지방선거 이후에는 폐지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광익 교육감직 인수위원장은 “제도를 유지한다 해도 큰 폭의 변화는 불가피하다(2022년 6월 21일자 강원일보 '진보 교육 산물 혁신학교 존폐 여부 주목' 기사 중에서)며 혁신학교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강원도형 혁신학교 모델인 '행복더하기학교'는 이대로 폐지되어도 좋은가?

 

학벌 위주의 사회 문화제도와 경쟁적 대학입시로 인해 학교혁신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학교혁신은 학교 구성원만의 노력으로 성공할 수 없고 사회변화가 필수적이다. 혁신학교가 양적으로 확대되기 어려운 배경이다. 

 

실제로 2020년에는 기존 혁신학교 중 16개 학교가 혁신학교 지정을 신청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월에 발표한 '강원 학교혁신 성과와 과제 연구결과'에 따르면 혁신학교 교사 78.8%, 학부모 89.4%가 학교혁신 정책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랐다.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행복더하기학교는 교직원들의 헌신과 희생에 의존해 성장해 온 것이다. 

 

특히 혁신학교에 투신한 교사들은 학생들이 스스로의 삶을 가꾸고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키우도록 하기 위하여 열정적으로 연구하고 의논하고 공유했다. 도교육청의 체계적인 지원이 전무하다시피 했으므로 전적으로 교사들이 감당해야 하는 몫이었다. 

 

유천초 교사들 역시 그러했다. 2020년 많은 학교가 신청을 포기하며 혁신학교는 양적으로 팽창하기는 커녕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때 구성원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교육청이 지정할 수 있었던 3개 신설학교 중 하나가 유천초등학교였다. 신설학교는 교육계획서도 교육청에서 작성하므로 유천초는 관이 주도해 지정한  혁신학교였다. 그러나 학교혁신를 위한 교육청의 지원은 전무했다. 

 

혁신학교의 과제 중 하나인 교사의 행정업무 경감은 학교혁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는 행정직원들에게 떠맡겨졌고 개교 전부터 학교 구성원들은 갈등을 겪었다. 교직원들은 기획회의를 열어 갈등을 해결하고 학교혁신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 가고자 했다. 그러나 2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유천초 교사들은 너무 많이 의논하고 지나치게 공유했다고 징계를 당했다. 

 

학교혁신은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에 가둘 만한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교육기본법은 제2조(교육이념)에서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학교혁신이 추구하는 바는 교육기본법의 교육이념과 대동소이하다. 

 

따라서 혁신학교 폐지를 논하기에 앞서 학교혁신이 어떻게 가능하고 어떤 경로로 확장되어야 하는지, 교육청이 학교혁신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지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학교혁신을 위해 헌신하다가 징계 당하고 전보된 교사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원직에 복직시켜야 한다. 유천초 관련 민•형사상 고소고발 역시 모두 취하해야 한다. 

 

일주일 전 민병희 교육감이 업무를 마감함으로써 이제 공은 차기 교육감에게 넘어갔다. 

 

강원도교육청은 학교혁신 지원하고 부당 징계와 전보를 취소하라!

 

2022년 6월 27일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강원학부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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