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교육 이야기 다섯 번째

2011년 교육운동 포럼을 소개하며


2011년 12월 5일

김태균(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상임대표)




벌써 노동자의 교육 이야기는 다섯 번째이다. 이번 노동자의 교육이야기는 지난 12월 3일 서강대에서 개최되었던 교육운동 포럼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벌써 3회째를 맞이하고 있는 교육운동포럼은 교육운동 진영내 다양한 고민과 함께 특히나 공교육의 현황 및 문제점 그리고 이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대안적 정책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제출해 왔다. 현장에서 노동하면서 혹은 자본주의의 비인간적 노동력 폐기로 인해 길거리에 내몰려 살아가면서도 우리 노동자 민중은 우리의 자녀를 나와 같은 처지가 되지 말 것을 간절히 원하면서 교육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가면 갈수록 교육을 통해 노동자인 나와는 다른 그 무언가의 삶을 살 것을 요구하는 희망이 도저히 실현 불가능한 일임을 확인해 가고 있을 뿐이다.

소 한 마리 팔아서 혹은 논바지기 팔아서라도 서울에 있는 대학을 보내겠다는 우리 모두의 교육열이 이제는 퇴직금 중간정산을 해도 집이나 전세금 담보로 대출을 받아도 불가능한 일이 되었고 그나마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실업이라는 이유로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현실이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라는 자괴감마저 들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자의 교육이야기]라는 제목으로 글을 시작하려 한다. 노동자와 교육, 나와 교육 문제를 가지고 글을 쓰겠다는 생각은 거창한 무언가를 전달하고자 하는 뜻이 아니라 공장에서, 사업장에서 노동하며 살아가는 정말로 순전히 순수한 노동자들에게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잡담하듯이 함께 논의해 보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글”이라는 것으로 표현되는 이 모든 것이 너무 어렵다는 현장의 노동자들에게 그렇지도 않다는 점을 보여 주고 싶어 글을 쓸 생각을 하게 되었다. (노동자 교육이야기 첫 번째 2011년 5월)  


지난 5월 필자는 [노동자의 교육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노동하며 살아가는 노동자들에게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잡담하듯이 함께 논의”해보고 싶어 노동자의 교육이야기를 시작한다고 밝힌바가 있다. 바로 노동자와 잡담하듯이 해야 될 이야기가 지난 2009년부터 시작했던 교육운동포럼의 내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에 [노동자의 교육 이야기 - 다섯 번]째부터는 교육운동 포럼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잡담하듯이 교육이야기를 했으면 한다.


지난 2011년 12월 3일 서울 서강대학교 다산관에서 “상상은 자유롭게 행동은 가열차게”라는 제목으로 2011년 교육운동 포럼이 개최 되었다. 이번에 진행되는 교육운동포함은 지난 2009년과 2010년에 이어 세 번째 진행되는 포럼이다.

2011년 교육운동포럼은 범국민교육연대, 교육혁명공동행동(준) 그리고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등 3개 조직이 공동 주최하는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필자가 공동대표로 있는 범국민교육연대는 지난 2003년 출범을 하면서 출범 다음해인 2004년 “공교육 새판짜기”라는 책자 발행을 통해 부족하나마 “민중운동 진영의 공교육 개편 방안‘을 제출하고 2007년 교육분야 10대 정책 등을 발표하면서 꾸준히 정책 개발 사업을 진행해 왔다.

이후 범국민교육연대는 2009년 제1회 교육운동 포럼을 통해 교육운동 주체의 확장과 재구성을 주장하고,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주요 현안과 쟁점 그리고 향후 과제 등을 모색한 바가 있으며 2010년 제2회 교육운동포럼을 통해 일제고사, 교원평가와 같은 경쟁만능주의, 획일적인 국가주도의 평가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을 짚고, 그 대안을 모색했으며 초중등 교육을 근본적으로 왜곡하고 있는 대학 체제의 개편 방안 등을 제시한 바가 있다.

이후 제3회로 개최되었던 2011년 12월 3일 제3회 교육운동 포럼은 비정규직 교원중 교사 문제와 더불어 교육 공공성 실현 방안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짚어 보았다.

이번 3회 교육운동 포럼을 범국민교육연대와 공동 주최한 [교육혁명 공동행동 준]은 지난 2011년 3월 범국민교육연대가 “가칭) 교육혁명 연석회의”를 제안하면서 조직 건설의 움직임이 구체성을 가지기 시작했다. 범국민교육연대가 제안한 “가칭)교육혁명 연석회의”는 2011년 7월과 8월에 진행된 “대학 등록금 폐지!, 국립대 법인화 반대!,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비정규직 정규직화! 교육 공공성 실현을 위한 전국 도보 대장정”으로 실천 사업이 구체와 되었고 이후 2011년 8월 도보 대장정 후속 사업으로 “국립대 법인화 반대, 대학 등록금 인하, 교육공공성 실현 공동행동”으로 조직 건설이 구체화 되었다.

이후 이러한 실천사업과 조직 건설 사업의 성과로 2011년 9월 23일 민주노총 서울본부에서 [교육혁명 공동행동 준]이 출범을 하면서 오는 2012년 상반기 본 조직 건설을 결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범국민교육연대와 교육혁명공동행동(준) 그리고 서강대사회과학연구소 공동 주최로 이번 3회 교육운동포럼이 개최된 것이다.


이번 교육운동포럼은 자료집에도 나타났듯이 두 가지 의제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우선 첫 번째가 학교 내 비정규직 교원중 비정규직 교사에 대한 현황 및 문제점 그리고 대안 모색이었고 두 번째가 교육 공공성 실현 방안이었다.

지난 2009년 1차 교육운동포럼 당시 교육운동의 현안과 쟁점을 다루는 과정에서 학교 비정규직 문제를 초벌적 수준에서 논의가 된 바가 있다. 당시 비정규직 교원의 현황과 과제는 비교사 비정규직 교원 중심으로 논의가 되었고 이러한 성과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 방안 및 연대 활동 강화 등으로 후속 사업들이 진행이 된바가 있다. 이러한 1차 교육운동 포럼의 성과이자 당시 논의가 되지 못했던 비정규직 교원 중 비정규직 교사들에 대해 이번 교육운동포럼을 통해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이에 대한 대안 모색 등을 설정하게 된것이다.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은 학교 현장내 비정규직의 확산이다. 특히나 다수를 차지하는 교사 노동자들에 대한 노동시장 유연화 즉 비정규직 확산은 작금의 현실에서 전체 교사들 중 반 이상을 육박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며, 교원평가제, 학교 평가제 등이 비정규직 확산을 더욱 더 부채질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매우 안타까운 현실은 이러한 비정규직 교사 확대에 맞선 노동자 민중 교육운동 진영의 대응 양태가 매우 부족하다는 점이다. 대안에 대한 부족을 넘어 최소한의 데이터라 할 수 있는 학교 내 비정규직 교사들의 현황 및 구체적 발현 양태 등에 대해서조차 파악이 안 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은 매우 크다 할 것이다.

 교사 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 노동조건 저하의 조건에서 공교육의 민중적 재편이나 평등교육을 주장한다는 것은 우물가에 가서 숭늉 찾는 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이번 교육운동포럼은 제1부로 “비정규직 교사 현황과 조직화 방안”이라는 제목으로

최소한의 학교 현장내 비정규직 교사들에 대한 현황에 대한 분석 그리고 조직화 방안에 대한 자리를 마련하였다.

그리고 두 번째가 교육 공공성 실현 방안에 대한 자리이다.

이번 3차 교육운동 포럼은 제1부 “비정규직 교사 현황과 조직화 방안”에 이어 제2부 “교육 혁명을 위한 공교육 개편안”으로 진행이 되었다. 특히 제2부에 진행되었던 “교육혁명을 위한 공교육 개편안”은 워낙 그 대상이 방대하여 유초중등(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하교)과 고등교육(대학교)으로 그 대상을 구분하여 두 개의 공간에서 분리 진행 되었다.

사회구성원의 보편적 권리이자 공적인 영역이라 할 수 있는 교육이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 하에서 상품화-시장화 되고 있으며 그 결과 학교 교육은 황폐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모든 이들이 공교육을 살려야 한다고 했지만 실살 진정한 공교육 살리기 방안은 없었고 민중적 공교육 개현 안은 더 더욱 제출되지 않았다.

한국 공교육의 공공성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 서열체제와 이로 인한 입시 경쟁 교육을 해소하지 않으면 안 되며, 일제고사 교원평가와 같은 경쟁만능주의, 실적주의로부터 벗어나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교육이 보편적 권리라면 그에 걸 맞는 국가 사회적인 규범과 책임을 마련해야 한다. 즉 적어도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여 교육비용의 민중전가와 교육을 통한 부의 축적이라는 반 노동자적인 현상을 일소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범국민교육연대는 2010년 8월 [입시폐지대학평준화국민운동본부] 등과 함께 “대학 체제 개편개혁방안모색을 위한 포럼”을 구성하였고, 2011년 7-8월에 진행된 “교육 공공성 실현을 위한 전국 도보 대장정”을 실천했으며 지난 9월 23일 출범한 [교육혁명공동행동 준]을 건설하기에 까지 이르렀다.

[교육혁명공동행동 준]은 지난 11월 5일 검토위원회를 통하여 교육공공성 실현 방안과 관련한 기간의 연구성과를 교육 분야 활동가 및 전문가들과 검토하였고, 이를 수정 보완하여 제3회 교육운동포럼에서 “교육공공성 실현방안”이라는 제목으로 선을 보이게 된 것이다.

이번에 선을 보인 “공교육 개편안”은 지난 2004년 범국민교육연대에서 제출한 공교육 개편안을 기본 골격으로 그간의 이론적 성과와 변화된 조건을 반영하여 재정립한 것으로 제출과 동시에 민중적 교육운동진영에게는 교육 공공성 실현을 위한 구체적 나침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서울 서강대학교 다산관 지하에서 시작된 2011년 3회 교육운동포럼은 비록 참여 인원이 한미 FTA 반대 촛불 집회 등 여타의 일정으로 많이 분들이 참석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이 되었다. 적은 참석이지만 1부 비정규직 교사 현황 및 조직화 방안과 2부 교육 공공성 실현 방안으로 이어진 3차 교육운동포럼은 시종일관 진지하게 진행이 되었다. 특히나 비정규직 교사들에 대한 정부 측의 통계 자료의 허구성과 실상에 대해 폭로했던 김진(전교조 부천중등지회)의 “초, 중, 고등학교 비정규직 교원의 현황과 조직화 방안”은 참석자 모두에게 교사 노동시장의 유연화의 심각성을 확인하게 하였다. 조금 아쉬운 점은 유치원과 보육기관으로 나누어 운영되고 있는 유아교육에 대한 교원들의 비정규직 현황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으면 하는 참석자들의 지적이 있었다. 그리고 2부로 진행된 교육공공성 실현방안(공교육 개편방안)은 1분과 유초중등분과와 2분과 대학분과로 나누어 진행이 되었으며 그간의 논의 과정에서 확인이 되었던 입시폐지 대학 평준화 및 경쟁교육 폐기를 위한 구체적 개편 방안이 공식적으로 제출되었다는 점에서 많은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특히나 발달정체, 공동체파괴의 비인간교육을 대신하여 “가칭) 전면적 발달과 협력적 사회관계를 위한 교육 시스템”제시하고 대학통합네트워크를 통한 고등교육의 개편 및 2년의 유아교육 - 6년의 초등교육 - 6년의 통합 중등교육 이라는 학제개편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명실상부한 민중적 교육개편안이 완성되었다는 점에서 많은 참석자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물론 대학의 국공립화, 혹은 사회화 등 개념 정리 및 국가 주도의 문제, “가칭) 전면적 발달과 협력적 사회관계를 위한 교육 시스템”의 구체적 실현방안 등에 대한 문제제기, 서울 및 수도권 집중화 현상 해소 방안, 전체 사회 개혁을 위한 실천진영과의 연대 등 이후 후속 사업으로 고민 및 과제 등이 종합토론의 과정에서 토론자 및 참석자들에게 제출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교육운동포럼에서 제출한 비정규직 교사 현황 및 조직화 방안과 공교육 개편 방안에 대해서는 기조상 문제의식이나 전체 흐름에 대해 반하는 의견이 제출되지는 않았다.


이번 노동자 교육이야기 다섯 번째 - 2011년 교육운동포럼 소개는 이렇게 마무리 하려고 한다. 여섯 번째부터는 2011년 교육운동포럼에서 제출되었던 비정규직 교사의 현황 및 조직화 방안에 대한 소개 및 교육운동포럼 종합 토론 시 제출되었던 의견 그리고 필자의 의견 등을 실을 생각이다. 그리고 일곱 번째는 제2부로 진행된 공교육 개편안에 대해 소개를 할 생각이다. 이번 3차 교육운동포럼 자료를 우리 노동자들이 읽어 보았으면 한다.


지난 2011년 대학 수능 시험에 대해 경쟁교육 폐기를 주장하면서 20여명에 이르는 청소년들이 수능시험을 포기하였다. 같은 날 2명의 청소년들이 수능에 반대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리고 대학을 포기한 청소년들도 다수가 있었다. 1년에 200여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경쟁교육 입시교육에 의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 이를 위한 민중적 공교육 개편 움직임이 이제는 교육운동포럼을 통해 우리 모두에게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노동자 민중의 교육운동이 이제는 대안적 내용을 가지고 그 실현 방안을 구체화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민중적 공교육 개편 방안을 가지고 우리의 아이들에게 다가서자 그리고 이를 실천화하기 위한 구체적 전술을 고민하자. 사업장내 파업 투쟁을 준비하기 위한 치열함을 가지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