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가슴에 일제고사가 아니라 자연을 선물하자
- 3월 31일 일제고사반대 체험학습을 떠나며 -

오늘 또 다시 일제고사 시험이 치루어 집니다. 그러나 우리는 일제고사 대신 경쟁교육으로 지친 아이들의 가슴에 새봄의 자연을 선물하기 위해서 체험학습을 떠납니다.

정부는 일제고사 식 진단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학력을 파악해야 개개인의 맞춤식 교육을 지원 할 수 있고 그래야 학력도 향상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평가 결과를 공개 하지도 않고 도달 미도달 여부만을 파악하여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긍정적인 평가를 일부 학부모 단체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학교서열화’ ‘비교육적인 경쟁’ 운운하며 과도하게 반대 하고 있다고 홍보 합니다.

그러나 이는 전 국민을 상대로 한 거짓말입니다. 겉으로는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에 다양성, 창의성을 외치면서 암기식, 객관식, 획일화된 지필고사로 우리 교육을 획일화하고 있습니다. 12년 전에 폐지된 일제고사를 부활하면서 무슨 큰 대단한 일을 새롭게 하고 있는 양 하고 있습니다. 사실 학교는 수많은 시험을 통해 아이들의 수준과 학업 도달 수준, 부족한 부분을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아이의 학습이 부진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분석과 파악 없이 그저 단 한차례의 지필고사 결과를 가지고 맞춤식 교육을 하겠다는 너무도 안이한 발상과 정책입니다. 가정적으로 불우한 아이, 지적 능력이 부족한 아이, 학습에 전혀 흥미를 가지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상처만 하나 더 얹어 주고 좌절감만을 안겨 줄 뿐입니다.

지난해 운동부 학생은 시험에서 배제 되었고, 특수반 학생들은 자신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체험 학습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학생과 학부모 스스로의 결정으로 체험 학습을 선택한 것은 무단 결석처리 하겠다고 합니다. 정부가 단위 학교 자율성을 외칠 때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니다. 이런 교육당국의 이중적 태도에 우리 학부모는 분노 합니다.
또한 일제고사에 불복종한 교사는 해임과 파면 등으로 엄중 대처 하겠다고 합니다. 학부모에게 일제고사의 부당성과 체험학습을 안내 하는 편지를 보내고 학생과 학부모의 체험 학습 선택을 존중하여 무단 결석처리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과연 ‘법적으로 엄정 대처’해야 하는 중대 사안인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성적 조작 교사와 관리자는 승진하고 교사의 양심에 따라 공개적으로 일제고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교사는 해임, 파면 당하는 반 교육적인 편가르기식 정부 논리를 우리 학부모는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습니다.

자기 아이를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은 부모입니다. 우리 학부모는 우리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꿈꾸고 있습니다. ‘경쟁보다는 협력’을 ‘차별 보다는 지원’을 하는 교육을 원합니다. 그래서 우리 학부모는 일제고사 대신 체험 학습을 선택 했을 뿐입니다. 이러한 학부모의 간절한 교육적 소망을 ‘이념 논쟁’ 운운하며 정당한 문제제기를 왜곡하고 호도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기 바랍니다.

한해 140여명의 학생을 자살로 내몰고 있는 교육현실을 우리 학부모는 단호히 거부 합니다. 교육당국은 일제고사를 강행하기 위해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국민들과 학부모를 더 이상 현혹하지 말고 일제고사를 지금 당장 중단 하십시오. 그리고 꽃다운 나이에 이 세상을 등지고 떠나는 아이들 죽음 앞에서 두 손 가슴에 얹고 용서를 구하십시오. 그것만이 어른으로서 그리고 줄 세우기 교육, 비교육적인 무한 경쟁으로 인한 아이들의 고통과 학부모의 고통을 덜어 주는 길입니다.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지 말고 아이들에게 희망의 교육을 선물해야 합니다.

2009년 3월 31일
일제고사 폐지 전국시민 모임


첨부자료 : 일제고사 반대 체험학습신청자에 대한 회유와 협박  사례 모음
               법률지원단과 체험학습 전국 현황 (3.31일 현재)
               기자회견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