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반인권적이고 반교육적인 병영체험학습을 즉각 중단하라!!

지난 18일 우리 학부모회를 포함한 이 땅의 학부모들은 분노로 치를 떨어야 했다.

바로 체험학습을 떠났던 공주사대부고 2학년 학생 5명이 차가운 바다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 사건은 드러난 현상만을 놓고 본다면 자격미달의 해당캠프 관계자들이 주변의 경고에도 아랑곳 않고 위험한 훈련을 강행한 것에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한 태안경찰서 등에 따르면 198명의 학생을 현장에서 통제하기 위한 교관은 불과 12명이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해당 해병대캠프 전체 교관은 32명이지만, 인명구조사 자격증이나 수상레저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은 13명뿐이고 일부는
 
 아르바이트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이 언론에 보도 되자 당국과 정치권은 언제나 되풀...이되는 판에 박힌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정치인들의 빈소방문, 행정당국의 관련자 엄중처벌 방침, 재발방지 대책 마련 강구 지시, 해당학교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사태의 본질은 반인권적이며 반교육적인 병영적 통제를 체험학습이라는 미명하게 학생들에게 강요해 것 그 자체에 있다
 
. 평소에도 학생들은 입시경쟁교육의 스트레스로 힘들어하고, 위계적이고 억압적인 학교문화로 고통 받고 있다
 
. 그런데 이도 모자라 극기훈련이라는 이름으로 군대와 같은 공간에 가두고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일부 학교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몇 년간 해병대캠프를 포함한 각종 병영 체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났고 이 과정에는 심지어 교육청이 개입한 것으로 확인
 
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사건이 벌어진 지역인 충남교육청에서는 매년 각 학교에 병영캠프활동을 독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사건의 배후에는 교육당국이 있었던 셈이다.

해병대 캠프와 같은 병영체험의 문제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정부와 교육당국은 입만 열면 학교폭력 척결을 외쳐왔다.
 
그러나 정작 아이들을 가장 폭력적인 공간에 몰아넣고 폭력을 답습시키고 있는 셈이다.
 
단언하건데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욕설과 기합과 폭력이 난무하는 군대식 극기훈련이 아니다!

우리는 요구한다! 정부당국은 이 사태의 책임자들을 엄중 문책하라!

동시에 반인권적이고 반교육적인 병영체험학습을 즉각 중단시켜라!

그것만이 억울한 죽음을 당한 학생들과 유가족들에게 교육당국이 진심으로 사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될 것이다!

2013년 7월 23일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