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삼성공화국이라고 합니다. 삼성공화국이란 말은 주권이 국민에게 있지 않고 삼성에 있다는 뜻입니다. 어떤 정당이 집권 하더라도 삼성경제연구소의 제안서가 국가경제의 마스터 플랜이 되고 있습니다. 국가의 주요 정책이 국민이 아니라 삼성의 입김에 의해 결정되고 있습니다. 또 삼성 총수가 어떤 죄를 짓더라도 법으로 단죄하지 못합니다. 국가경제를 좌지우지하고 대한민국의 법 위에 있는 재벌, 그것이 바로 삼성입니다.

이런 삼성공화국에서 더 많이 억압받고 더 큰 불행을 겪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삼성의 무노조경영으로 착취와 탄압을 당하는 삼성 노동자들입니다. 노조가 없다면 노동자는 자본가의 노예일 뿐입니다. 노동자가 유일하게 자본에 맞설 수 있게 하는 힘, 그것이 바로 노조입니다. 따라서 노조가 없는 삼성의 노동자들은 주권을 가지지 못하는 국민과 같습니다. 삼성은 이렇듯 삼성노동자와 대한민국 국민의 주권을 강탈해감으로써 대한민국의 법률과 헌법, 그리고 국민 위에 군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막강한 삼성공화국에 맞서 싸워온 노동자가 있습니다. 김용희 삼성해고노동자가 한국 자본의 심장이자 국민 위에 군림하는 삼성공화국에 맞서 고공농성을 시작한지 내일 모레로 300일이 됩니다. 80면 무노조경영 삼성에서 노조를 설립하려했다는 이유만으로 온갖 탄압과 인권유린을 당하고, 해고통지서조차 없는 불법 해고 25년의 세월을 싸우고 버텨온 그가 마지막으로 선택한 곳은 사람이 살 수 없는 철탑 꼭대기, 몸을 다 가둘 수도 없는 0.5평짜리 쇠바구니였습니다. 맨몸으로 폭염과 태풍과 비바람과 한파를 견디고 매연과 미세먼지를 24시간 뒤집어 쓰고 짐승의 우리보다 못한 곳에서 300일간 제 목숨을 갉아 먹으며 1년같은 하루를 300일이나 버텼습니다.

이제 그의 투쟁은 억울한 한 노동자의 원망과 항의를 넘어 자본의 심장을 겨누는 노동자 투쟁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의 싸움은 무노조 삼성에서 노조설립을 이유로 온갖 탄압을 당하고 불법해고되어 24년 복직 투쟁을 벌이다 지금 고공농성 연대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재용 삼성중공업 해고노동자를 포함하여 삼성재벌로부터 죽임 당한 수많은 노동자들과 그 피해 가족들, 그리고 삼성재벌을 향해 항의하는 모든 노동자 민중들의 투쟁과 함께하는 거대한 물결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 나라에서 가장 악질적인 삼성재벌의 심장부 강남역 삼성본관은 수많은 노동자, 민중의 피눈물 나는 투쟁의 장이 되었습니다. 전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암보험 피해자들의 삼성생명 고객센터 점거농성이 벌써 80일, 삼성물산의 끝없는 이윤추구로 하루아침에 길바닥에 나앉은 과천 철거민들이 16년간 처절한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처절하고 절박한 싸움은 재벌적폐의 선봉, 삼성자본에 목숨줄이 묶인 이 나라 민중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에 삼성피해자공동투쟁은 오는 4월 4일,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농성 300일을 맞이하여, 80년 무조조경영을 위한 노조파괴 공작과 불법적 이윤추구를 위해 헌법에 보장된 노동권, 생존권, 건강권 등 국민의 기본권을 말살하고 민중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삼성 재벌에 맞서 민주노총을 포함한 노동, 시민사회 단체들과 함께 4.4. 반삼성 재벌적폐 청산 차량행진을 시작으로 전국적인 재벌적폐 청산 투쟁을 조직해나갈 것을 결의하였습니다. 전국민적 요구인 재벌적폐 청산 과제를 문재인 정권이 이미 폐기해 버린 지금, 삼성 무노조경영 폐기와 이재용 재구속은 재벌적폐 청산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이천만 노동자 동지들과 국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4월 4일 ‘반삼성 재벌적폐 청산 차량행진’을 시작으로 삼성에 대한 ‘반격’ 투쟁을 개시합니다. 4월 4일을 기점으로 고립되고 분산된 여러 투쟁들이 하나로 묶여 재벌적폐 청산의 신호탄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십시오. 삼성이 면전에서 펼쳐지는 300일 고공농성을 외면하는 것은 노동자에게 밀렸다는 사례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거꾸로 우리는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재벌과 싸워 이겼다는 전범을 만들어야 합니다.

4월 4일 오후 1시 ‘반삼성 재벌적폐 청산 차량행진’에 참여해주십시오. 마스크를 하고 강남역 주변을 재벌적폐 청산 피켓의 물결로 메워주십시오. 오실 수 없는 분들은 계신 그곳에서 차량 경적을 울리거나 피켓팅 인증샷을 올려주십시오. 오프라인과 온라인 곳곳에서 반삼성 재벌적폐 청산의 함성을 울려주십시오. 삼성이 반보 후퇴하는 것은 이천만 노동자가 100보 전진하는 일입니다. 삼성이 손을 드는 것은 대한민국의 주권을 삼성의 손에서 국민에게로 되찾아오는 일입니다. 4월 4일 자본의 심장, 삼성을 겨누는 반격 투쟁에 함께 해주십시오.


삼성은 노조파괴 인권유린 사죄하고, 김용희, 이재용 해고 노동자 원직 복직과 배상을 먼저 이행하라!

삼성생명은 암 입원 보험금을 약관대로 지급하라!

삼성물산은 철거민들에게 사죄하고 정당한 이주금을 지급하라!

김용희는 땅으로! 암환자는 병원으로! 철거민은 집으로! 국정농단 범죄자 이재용을 구속하라!


2020년 4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