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25일 강원도교육청앞에서 

"위험한 노동력 착취 현장에 더는 학생들을 내몰지 말라"

- 원주 모 직업계고 현장실습 사고는 예견된 인재, 학생인권 보당하고 노동착취 중단하라

 

강원교육연대 주관으로 강원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 진행하였습니다.

 

 [기자회견문]

위험한 노동력 착취 현장에 더는 학생을 내몰지 말라

 

원주 모 직업계고 현장실습 사고는 예견된 인재

학생안전 보장하고 노동착취 중단하라

 

  2021년 11월 18일 원주의 모 직업계고 학생이 의료기기 업체에서 프레스 기계를 다루다가 중상을 당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 학생은 조경학과를 전공하였으나 전공과는 무관한 의료기기 제조업체에서 현장실습을 하였으며 기본적인 안전교육도 받지 못한 채 위험한 프레스 기계를 다뤄야만 했다. 압착사고를 당한 손은 영구적인 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2021년 10월 6일 여수의 요트선착장에서 현장실습 중 발생한 18세 故 홍정운 군의 사망사고를 계기로 이루어진 현장실습 운영실태 지도점검 직후 또다시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번 원주 직업계고 학생의 사고는 해를 넘긴 2022년 1월 20일에야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려졌다. 강원도교육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2021년 10월 18일~11월 12일까지의 짧은 현장실습을 마친 고등학생 신분의 해당 학생을 직원으로 채용했다. 그 후 제대로 된 안전교육도 받지 못한 채 초고위험 업무인 프레스 기계를 다루는 일에 혼자 배치되었다. 졸업도 하지 않은 학생을 숙련된 작업자도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위험한 업무에 홀로 내모는 일이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더욱 분노스러운 것은 사고가 일어나기 불과 한 달 전에 해당 업체가 강원도교육청이 선정한 현장실습 선도기업으로 선발되었다는 것이다. 고등학생을 이렇게 위험한 업무에 혼자 배치한 업체와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강원도교육청과 해당 학교 모두 그 책임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직업계고 현장실습의 안전문제는 한두 해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번 사고는 그동안 파견형 현장실습의 문제에 대한 규탄과 재발방지대책 요구가 무시되고 노동안전 교육을 받을 권리와 안전하게 일할 권리마저 보장되지 못하는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현장실습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하여 매번 정부와 교육당국은 재발방지와 책임 있는 행정 그리고 관련 법 정비를 약속했으나 이번 사고로 그 모든 것이 눈가림식 대처였음이 드러난 것이다. 이 모든 문제의 이면에는 전공과 무관한 현장실습 배치, 업체의 무책임한 현장실습 운영 및 학교 측의 안일한 대처, 학생의 인권과 교육에 무관심하고 소극적인 정부, 현장실습파견과 취업률 제고를 교육의 성과로 인식하는 교육 당국 그리고 현장실습생을 학생이 아닌 값싼 노동력으로 취급하는 왜곡된 기업문화 등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문제가 내포되어 있다.

 

 교육부는 현장실습생의 사고가 잇따르자 지난해 말 현장실습 추가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내용을 살펴보면 현장실습 업체 선정기준은 낮추고 현장실습 안전은 높이겠다는 허언에 가까운 수사로 가득하다. 양질의 일자리를 보장하고 기업을 감독하는 일은 안중에도 없고 학생들을 학생도 노동자도 아닌 사각지대로 몰아넣고 지켜보기만 하는 정부와 교육 당국의 행태에 깊은 분노를 느낀다.

 

  현장실습생 표준협약과 기본적인 안전수칙마저 무시당해서 벌어지는 학생들의 비극이 더는 반복되어서 안 된다. 정부는 청소년과 청년의 일자리를 보호하고 육성하겠다는 정책이 앞으로는 더는 눈가림식으로 넘어갈 수 없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지금의 현장실습은 제대로 된 교육도 노동도 아니다. 교육부와 강원도교육청은 다시는 이런 아픔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관련자를 일벌백계해야 한다. 강원도의 교육·노동·시민 단체로 구성된 강원교육연대는 원주 직업계고 학생의 안타까운 사고에 책임을 통감하며 우리 학생들에게 더 이상의 비극과 아픔은 없어야 한다는 의지를 모아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강원도교육청은 2021년 원주 직업계고 현장실습생 산재사고에 대한 진상조사위를 구성하여 진상을 낱낱이 밝혀라!

하나, 교육부는 교육을 빙자한 노동력 착취에 더는 학생들을 내몰지 말라! 

하나, 노동인권교육 강화하고 학생안전 보장하라!

하나, 학생안전 보장하고 노동착취 중단하라!

 

2022년 1월 25일

 

강 원 교 육 연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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