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1.jpg `.jpg 111.jpg <성명서>

고 이준서학생 사망 78일에서야 나온 허울뿐인 개선안에 분노한다.


오늘(24일) 교육부와 노동부는 경주신라공업고등학교 고 이준서학생 사망사건 78일 만에 기능경기대회 개선안을 발표하였다. 내용은 금메달 상금을 1,2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조금 낮추고, 학생부와 일반부 분리, 정규수업 후 저녁 10시까지 기능훈련, 기능반은 전공심화동아리로 운영하고, 방학 때 대회를 운영하며, 단기해외기술연수로 보상하고 전국대회 참가 학생을 늘리겠다는 내용이다. 현재 교육부 지침으로 내려간 내용을 그대로 대책이라고 발표하는 무책임하고 국민을 기만하는 대책에 허탈함을 넘어 분노한다.

우리는 경주 신라공고 고 이준서학생 사망사건을 계기로 메달에 매몰되어 직업계고등학교의 정상적인 학교운영을 가로막는 기능경기대회를 본래 목적에 맞게 개선하고 기능반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였다. 우리는 교육부가 2007년 2월 고 황준혁, 2020년 4월 고 이준서 학생의 죽음에 대해서 진심으로 애도하기를 요구했다. 학생의 죽음에 대한 교육부의 응답은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시간 끌다가 고인과 유족을 우롱하는 행태를 보였다. 이에 우리는 교육부와 노동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오늘 정부 발표는 우리 요구와 기대를 저버리고 메달경쟁 기능만 남은 기능경기대회에 직업계고등학교 학생들을 계속 내몰겠다는 대책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의 기능대회 출전 선수의 95% 가량(2019년 기준 전국기능대회)이 직업계고등학교 학생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부와 일반부를 분리는 불필요한 경쟁완화가 아니라 ‘분리 경쟁’일 뿐이다.

교육부는 두 학생이 죽음으로 보여준 아픈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오늘에 발표는 죽음의 사슬을 끝내지 않고 미래로 미루고 있다. “기능반을 정규 ‘전공심화동아리’로 구성‧운영”,“기능반 학생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하여” 등은 현재 교육부 지침이다. 그동안 교육과정 내 동아리였던 기능반을 ‘전공심화동아리’라 변경해 부른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또한 기능반 학생 학습권(수업 참여)과 건강권(밤 10시까지 활동 보장)도 수업 참여를 보장할 어떠한 기준도 없이 대책이라고 발표하여 달라진 것이 없다. 즉 오늘 발표는 그동안 실효성 없었던 교육부 공문과 같은 ‘알맹이 없는 정책’이다. 이 정도이면 ‘교육부가 왜 존재하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취업을 미끼로 학생들에게 기능반 활동을 독려하였다. 전국 기능대회에서 지난 10년 동안(2007~2016년 통계) 입상자 중 1,470명이 대기업에 입사했을 뿐이다. 바늘구멍 통과하기와 같은 대기업 입사가 기능반 학생들 앞에 놓인 상황이다. ‘자율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한 기능반 활동’은 현실 앞에서 무력화는 오래전 일이다. 기업의 참여를 보장하자고 한 것은 수 십년째 같은 이야기 반복이다. 이런 직업계고의 취업 경쟁교육은 기능반 구성원들의 폭력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고 억압하는 환경을 낳았다. 불법도 용인되고 눈 감는 일이 일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현실을 외면하는 것인지 모르는 것인지? 교육부는 제도의 근본적인 문제를 그대로 두고 세부적인 몇 가지 내용을 손보았다. 지방대회 2월, 전국대회 8월에 실시한다고 기능반 학생 구성원이 지금과 달라지지 않는다. 고1~3까지 소수집단이 형성한 폐쇄적 환경을 그대로 존속되는 자인한 현실은 변함이 없다.

두 학생의 죽음은 엄연히 사회적 타살이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가 죽인 것이다. 장관은 알고 있는가? 알려고 노력은 했는가?

기관평가와 학교예산지원, 지도 교사에 대한 인센티브, 메달에 따른 상금과 해외연수 등 혜택이 왜곡된 교육환경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는 비교육적일 뿐만 아니라 반교육적인 행태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눈앞에 이익으로 공동체 공동의 선이 무너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충격적인 모습은 코로나19 사태로 등교했던 사례, 심지어 2차 대유행이 걱정되던 5월 14일에도 다수학교에서 등교한 사실이 있다. 이 와중에도 ‘기능훈련 동의서’를 문제의식 없이 작성한 교육공동체들의 현실을 직시하였다. 기능경기대회 입상 성적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려는 학교의 민낯을 지금도 보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교육부와 고용노동부의 기능경기대회 개선안은 현장의 변화를 이끌 어떠한 자극도 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교육부와 고용노동부에 요구한다.

1. 교육부와 노동부는 두 학생의 죽음에 대해 애도하고 관리 감독 소홀에 대해 사과하라.

1. 기존 지침을 재탕한 오늘 발표를 철회하고 기능경기대회 운영에 대한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하라.

1. 직업계고등학교 교육정상화를 위해 기능대회 성과에 따른 보상을 모든 실습환경조성을 위한 예산으로 지원하라.

1. 고용노동부는 기능경기대회 개선하고 교육부는 기능반 폐지하라!

2020. 6. 24.



경주 S공고 고 이준서 학생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직업계고등학교 기능반 폐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참가단체 전국 단위: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권리찾기유니온 권유하다, 현장실습피해자 가족모임, 노동건강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학부모회, 특성화고 권리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8개) 지역 단위: 경북노동인권센터, 경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참교육학부모회 경북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북지부,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북지부, 대학노조 대경본부, 민주노총 경북본부, 경북 민주동우회, 포항여성회, 포항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울진사회정책연구소, 경북혁신교육연구소 공감, 참교육학부모회 경주지회, 경주여성노동자회, 경북장애인부모회, 전국여성노조 대구경북지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시민연대, 민주노총 포항지부, 경주학부모연대, 정의당 경북도당, 정의당 포항시위원회, 노무현재단 대구경북 포항지회, 영덕참여시민연대, 노동당경북도당, 민중당 경북도당, 민중당 경주지역위원회,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경산지회, 민주노총 경주지부, 정의당 경주시위원회,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경북지부, 민중당 경산지역위원회, 민중당 포항지역위원회, 전국교수노동조합 대경지부, 경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구지부, 대구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인천청소년노동인권넷 바로,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충남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전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서울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전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전국공무원노조 경북교육청지부, 부산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김천교육 너머(46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