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을 파행으로 몰았던 일제고사 실질적인 폐지를 환영한다.

비표집학교 미실시, 표집비율 축소도 필요하다!

 

14일, 교육부는 자율성․다양성을 확대할 수 있도록 2017년 일제고사(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는 시․도교육청에서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결과 분석은 표집학교에 대해서만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교육현장을 파행으로 몰았고, 전국의 학생과 학교를 점수로 줄 세운다는 비판을 받아온 일제고사가 9년만에 실질적으로 폐지된다는 사실에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는 환영의 뜻을 밝힌다.

 

일제고사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도 포함됐던 사안으로 교육부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의견, 제안을 반영하였다고 했다. 하지만 그 실질적인 힘은 그동안 전국적으로 일제고사를 반대해 온 학생, 교직원, 학부모를 비롯한 교육주체들의 요구와 실천이었으며, 전 국민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일제고사 폐지를 위해 시험을 거부하고 체험학습을 진행했던 학생, 학부모와 해직을 각오하고 싸웠던 교사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그렇지만 일제고사를 시도교육청별 자율적으로 시행하기보다는 전국적으로 비표집학교는 실시하지 않도록 ‘일제고사 완전 폐지’에 방점을 맞추는 것이 시험을 일주일 정도 앞 둔 시점에서 학교 현장의 혼란을 최소한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또한 희망하는 학교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채점 및 개인별 평가결과를 제공하겠다고 하면서 학교자율결정까지 열어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기존의 시험으로도 학생 자신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은 무엇이 부족하고 보완되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오히려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 수준의 결과 분석을 위한 표집 규모를 전체 대상 학생의 3%(28,646명)로 한 것에도 문제가 있다. 일제고사 전면시행 이후 표집비율이 첫 해를 제외하고는 1.5%를 넘지 않았던 것에 비교할 때, 표집비율이 2배정도로 높은 편이다. 1986년 이후 30년 동안 표집비율이 3%를 넘은 것은 2004~07년까지의 4년에 불과하다. 표집비율을 1.5% 미만으로 조정해 시험으로 인한 학생, 교사, 학부모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의 방향이다.

 

해마다 이 맘때면 학교는 일제고사로 인해 몸살을 앓았다. 일제고사로 대표되는 무한 경쟁교육 속에서 학교는 행복한 공간일 수 없다. 획일적인 평가가 아닌 학생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바탕으로 기초학력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옳다는 믿음을 가지고 전국평등학부모회는 일제고사 폐지를 위해 앞장서 왔다. 우리는 앞으로도 교육에서 경쟁과 차별을 걷어내기 위한 활동을 계속 펼쳐 갈 것이다.

 

2017년 6월 14일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