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3.jpg 사진2.jpg 사진4.jpg 사진5.jpg 진 정 내 용

지난 4월 8일 장래를 촉망받던 이준서 신라공업고등학교 기능영재반(기능반) 3학년 학생이 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합숙 훈련 중 학교 기숙사에서 스스로 목을 매 생을 마감했습니다.

생명을 버린다는 것은 하나의 우주를 버릴 만큼 그 무게가 무겁고 막중한 일입니다. 이준서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버린 후 학교는 준서 학생이 무슨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진상을 알려고 하기보다 학교 책임이 없다는 변명을 하기에 급급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학생에게 가정문제가 있었다거나 파트너와의 불화가 있었다는 말을 앞세웠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사유로 인해 불행한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학교가 보여준 태도는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방어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별도의 노력 흔적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준서 학생의 죽음을 통해 우리 사회의 치부를 들여다보고 그 치부를 도려낼 대안을 마련하여 또 다시 동일하거나 유사한 불행을 막아야 한다는 교훈을 무색하게 만드는 비교육적 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사건은 한창 성장기에 있는 학생을 보호하고 이들의 인격적 발전을 지원해야 할 고등학교 내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결코 불행한 일로만 추모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직업계고등학교는 기능반 운영을 통해 기능경기대회 상위권 입상이라는 성과를 내기 위해 늦은 밤까지 반복적인 훈련으로 학생들을 혹사하고 메달 수상자 이외의 대다수 학생을 소외시키는 불평등한 교육환경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있어왔습니다.

이준서 학생의 죽음은 기능경기대회 성적을 올리기 위해 정규반이 아닌 특별반(기능반)을 운영하고 기능반 학생을 일반 학생들과 다르게 ‘관리’해온 피진정인 신라공업고등학교의 차별적인 교육행위와 이를 용인해온 피진정인 경북도교육청과 피진정인 교육부의 차별적인 직업계고 교육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이러한 차별적인 교육 행위와 교육정책의 결과로 인해 이준서 학생을 비롯한 기능반 학생들은 적정한 교육을 받을 학습권과 올바르게 성장할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진정인은 피해자 이준서 학생이 탈출하고 싶어했던 피진정인 신라공업고등학교의 기능반 중심의 차별적인 교육 실태, 이를 용인해온 피진정인 경북도교육청과 피진정인 교육부의 직업계고 교육정책, 그리고 성과지상주의로 차별적인 교육을 조장하는 기능경기대회 출전을 둘러싼 폐해들에 대해 조사해주실 것을 진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