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교육 당국의 대책을 촉구합니다. 

○ 이태원 발 코로나 19 확산 소식이 매일 들려오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확산 속도가 늦다고는 하지만, 이태원 지역에 그치는 것이 아닌 광범위한 지역 사회 감염으로 번지고 있다는 감염 전문가들의 판단이 문제의 심각성을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 이러한 상황에서 고3을 대상으로 한 등교 수업이 5월 20일에 개시될 예정입니다. 교육 당국은 격일제, 격주제 등의 방법을 통해 밀집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고3 등교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감염병이 발생할 시 학교를 폐쇄하고 원격 수업으로 전환하는 등 비상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합니다. 

○ 그러나, 이는 결국 학교에서 ‘집단면역실험’을 시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학교는 밀집도가 어느 집단보다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학교에서 할 수 있는 방역 지침 역시 지키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학생들이 대규모로 모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모두 착용하고 수업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급식시간 분리, 쉬는 시간 분리 등을 실시해야 하는데 학교의 한정된 인력으로 이것이 가능할지도 의문입니다. 

○ 또한, 교직원은 방역전문가가 아닙니다. 교육 당국은 학교에 방역 인력 지원, 방역전문가 투입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등교 전에 대책을 마련했어야 합니다. 이상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고3을 시작으로 개학을 강행하는 것은 오직 입시 일정에 맞추기 위한 것입니다. 

○ 하지만 지금과 같은 비상시국에는 입시에 대한 일정 조율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수능 일정, 내신 일정, 대입 전형 일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상상력이 교육 당국에 필요하지 않을까요? 수업일수, 수업시수, 대입 일정 등 코로나 19 이전의 교육 체제를 그대로 고수하는 것은 여전히 위험해 보입니다.

○ 조희연 교육감은 1학기 전체를 온라인 수업으로 하는 것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타당합니다. 학생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충분히 가능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학생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는 방역의 최전선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학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면, 학교는 최후방이 되어야 합니다. 전쟁터로 학생을 내몰 수 없듯, 감염병의 위험 속으로 학생을 등교시킬 수는 없는 것입니다. 입시 일정 조정, 등교 수업의 일정 조정, 모의고사 연기 등 교육 당국과 서울시교육청의 진지한 검토를 촉구합니다. 

2020년 5월 18일

서울교육단체협의회